나경원 등판에 골격 갖추는 ‘비윤 빅 텐트'...‘2019 보수대통합’ 재연?

입력 2023-01-11 15:45 수정 2023-01-1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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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나경원·안철수·유승민 4강 구도
‘비윤 빅 텐트’ 가능성 제기...2019년 보수대통합 재연될 수도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1.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1.11. photo@newsis.com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대통령실과 마찰을 빚은 뒤 직을 내려놓기로 하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나 부위원장의 출마로 김기현·안철수 의원과 함께 3파전이 예상된다. 유승민 전 의원이 출마한다면, 4강 구도도 불가피하다.

4강 구도는 이미 여론조사에서 드러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1일 발표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지지율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나 부위원장이 30.7%로 1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김 의원 18.8%, 유 전 의원 14.6%, 안 의원 13.9%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나 부위원장은 ‘친윤(친윤석열)계’로부터 불출마 압박을 받았지만, 다른 후보들과 10% 이상 차이를 내며 굳건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의 지지를 받는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20일 한길리서치가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조사한 당대표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8.9% 지지를 받았지만, 3주 만에 2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3·4위를 기록한 유 전 의원과 안 의원과의 지지율 차이가 4~5%p(포인트) 안팎에서 접점을 보인다는 점에서 순위 변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비윤 빅 텐트(대연정)’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나 부위원장은 ‘친윤’도 ‘비윤’도 아닌 애매한 포지션을 둘 가능성 크지만, 윤핵관 측의 ‘비윤’ 프레임 압박으로 ‘비윤계’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나 부위원장이 출마를 저울질하기 시작하자 친윤계 의원들 사이에서 ‘나이연대’(나경원-이준석), ‘나유연대’(나경원-유승민) 등 비윤계를 중심으로 한 연대설을 제기했다. 친윤계 김정재 의원은 10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나경원 부위원장이) 지금 출마하고 싶은 유혹을 받는 것은 지금 순간의 지지율 때문에 그렇다”며 “지지율은 신기루 같은 것”이라고 직격했다.

안 의원은 빅 텐트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다. 그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나 부위원장이나 윤상현 의원 등과의 ‘수도권 연대’를 통한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저하고 비수도권, 영남 쪽 의원과 1대 1로 대결을 한다면 저에게 표를 많이 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나 부위원장이 출마할 경우, 후보들 간 연대 움직임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나 부위원장이 윤핵관 측의 ‘비윤’ 프레임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친윤계 김 의원을 제외한 다른 후보들과 큰 범주에서 연대를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부위원장은 2019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보수통합론’을 주도하며 정치적 입지를 다진 바 있다. 나 부위원장은 당시 바른미래당 대표였던 유 전 의원을 향해 “자유한국당에 들어와 서울시장에 출마했으면 한다”고 말하며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한번 외연 확장을 위해 움직였던 적이 있는 만큼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통합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나 부위원장은 아직 출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는 11일 오후 서울시당 신년인사회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설 전까지 출마를) 결정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이 지원 사격을 했는데, 어떻게 들었냐’는 질문에 “우리 당은 절대 화합, 절대 단결로 가야 한다”며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같은 날 유 전 의원도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서 “제 정치적 소명이 맞느냐 거기에 대해서 스스로 묻고 확신이 들면 제 결심을 밝히겠다”며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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