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형 오피스 공실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말인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JLL 코리아가 발행한 ‘2022년 4분기 서울 A급 오피스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A급 오피스의 공실률은 1.8%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0.8%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2009년 1분기 이래 최저치다.
A급 오피스는 총면적 1만 평(3만3057㎡) 이상, 바닥면적 330평(1090㎡) 이상의 교통수단 접근성이 뛰어난 입지의 건물을 뜻한다.
도심(CBD) 권역의 공실률은 3.0%로 전 분기 대비 1.9%p 하락했다. 여의도(YBD) 권역은 분기 대비 0.07%p 하락한 1.8%, 강남(GBD) 권역은 0.3%의 공실률을 유지하며 4분기 연속 0%대의 공실률을 기록했다.
서울 A급 및 B급 오피스 수요를 분석한 결과 이전 수요가 5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증평 수요가 27%, 동일 권역 내에서의 업그레이드 수요가 14%로 나타났다.
각 권역 내의 임차인 산업 구성이 다양해지는 양상이다. GBD 권역과 YBD 권역은 매우 낮은 공실률로 인해 전통적으로 눈에 띄는 임차 활동을 보이던 정보통신업과 금융 및 보험업에 속하는 회사들이 각각 임차할 면적을 찾지 못해 다른 권역으로 유입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해 4분기 GBD 권역의 A급 및 B급 오피스에서 정보통신업이 임차한 사례와 YBD 권역에서 금융 및 보험업의 임차 사례는 없었다.
심혜원 JLL 리서치 팀장은 “서울 A급 오피스 임대 시장은, 거의 매 분기 역대 최저 공실과 역대 최고 임대료를 기록하며 임대인에게 우호적인 시장이 지속하고 있다”며 “오피스 수급의 불균형에 이어, 우수한 인력 수급을 위한 좋은 위치, 양질의 오피스로 이전하려는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불확실성의 연속과 경제 침체로 임대료 상승 폭과 임차 수요가 다소 주춤할 수 있겠지만, 임차 가능 면적이 워낙 제한적이다 보니 A급 또는 B급 오피스 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3대 권역 내 A급 오피스 빌딩에 대한 신규 공급이 없었으나 올해에는 세 권역 모두 공급이 예정됐다.
YBD 권역에는 옛 MBC 부지에 신영이 개발 중인 총면적 5만8842㎡ 규모의 앵커원(브라이튼) 여의도 오피스와 옛 사학연금빌딩인 TP Tower(14만1818㎡)가 공급된다. CBD 권역에서는 봉래 제1구역에 메리츠화재 재개발 사업(4만330㎡)이 예정돼 있다. 서울역 인근에 있는 서울로타워의 리모델링 및 증축 공사가 완료되면 약 2만9752㎡ 규모의 오피스가 공급된다. GBD 권역에서는 옛 현대자동차 강남센트럴지점 부지에 SK디앤디가 개발 중인 총면적 4만9586㎡ 규모의 오피스가 준공된다.
이번 분기 서울 세 권역의 월평균 실질 임대료가 모두 상승했다. 서울 A급 오피스의 월평균 실질 임대료는 3.3㎡당 12만1300원으로 전 분기 대비 2.4%,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 상승해 처음으로 12만 원대를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