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발 G2 긴장 고조…미국, 4번째 격추·중국 “미확인 비행물체 발견”

입력 2023-02-13 17:38 수정 2023-02-1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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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접경 휴런호 상공서 격추
4일 중국 정찰풍선 이후 총 4번째
미국 ‘신중모드’지만 안보 우려 고조
대만 “中풍선,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빈번히 침범”
중국, 13~17일 서해서 실탄훈련

중국 정찰풍선으로 시작된 미·중 갈등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공군은 이날 미국 중서부 미시간주와 캐나다와의 접경에 있는 휴런호수 상공에서 미확인 비행물체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명령을 받아 미군 전투기 F-16이 이날 오후 공대공 미사일 ‘사이드 와인더’로 고도 2만 피트(약 6000m)를 비행하는 ‘물체’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해당 물체의 루트와 고도가 민간 여객기의 비행에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정이란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이번 격추는 지난 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대서양 연안 상공에서 처음 중국 ‘정찰풍선’을 격추한 것을 포함해 벌써 네 번째 미확인 비행물체 격추다. 10일에는 미국 알래스카 상공, 11일에는 캐나다 유콘에 이어 이날까지 3일 연속 미확인 비행물체가 등장하고 이를 격추하면서 안보 우려가 한껏 커지게 됐다.

휴런호 상공에 등장한 것을 포함해 3개의 미확인 비행물체가 어느 국적인지, 어디에서 어떤 목적으로 띄워졌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백악관을 비롯해 미국 정부는 잔해 회수 확인 작업이 끝날 때까지는 관련 언급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미국 정부는 이들 미확인 비행물체의 출처에 대해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면서 영공 레이더 감시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미 연방수사국(FBI) 특수요원들이 버지니아주 콴티코에 있는 FBI 연구소에서 4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안에서 격추 뒤 회수한 중국의 정찰풍선에서 증거를 찾는 작업을 하고 있다. 콴티코(미국)/UPI연합뉴스
▲미 연방수사국(FBI) 특수요원들이 버지니아주 콴티코에 있는 FBI 연구소에서 4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해안에서 격추 뒤 회수한 중국의 정찰풍선에서 증거를 찾는 작업을 하고 있다. 콴티코(미국)/UPI연합뉴스
미국은 ‘신중 모드’에 들어갔지만, 연이어 발견된 미확인 비행체의 배후에 중국이 있는 것 아니냐는 미국 안팎의 의심은 더 짙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만은 최근 수년간 중국 군사용 풍선이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빈번히 자국의 영공을 침범해왔다고 밝히고 나섰다. 대만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의 군용 풍선은 매우 자주 오며 마지막으로 온 것이 불과 몇 주 전”이라고 말했다. FT는 대만은 물론 일본과 필리핀을 포함해 다른 국가들에서도 중국 풍선이 영공에 진입하는 것을 목격했지만 이들 정부가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개선 조짐이 보였던 미·중 관계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사건을 과장하고 있으며 양국 관계를 해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 중국 측은 정찰 풍선과 관련해 전화로 논의하자는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다.

최근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이날 중국 동부 산둥성 당국은 르자오시 인근 해역에서 ‘미확인 비행 물체’를 발견, 격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해당 지역 어민들에게 필요한 보호 조치를 취하라고 요청했다. 르자오시는 북서쪽으로 베이징, 남동쪽으로 상하이의 대략 중간 지점에 있는 서해의 항구도시다. 바로 동쪽에는 한국이 있다.

뒤이어 중국 다롄해사국은 13일 오전 8시부터 17일 오후 4시까지 서해 북부 4개 지점을 연결한 해역 안에서 실탄 사격을 수반하는 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시간에 주변 해역에 선박이 진입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풍선 사건의 정치적 여파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뛰어넘고 있다”면서 “당장 17일부터 19일까지 예정된 독일 뮌헨 안보 회의에서도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풍선에 대한 논란은 그동안의 ‘셀프 고립’을 깨고 경제 성장에 방점을 찍으려는 시 주석의 행보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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