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산업을 선택했다면 난립한 여러 바이오클러스터를 국가 정책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조정·관리·지원할 수 있는 핵심 컨트롤 타워가 필요합니다.”
양진영<사진>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케이메디허브) 이사장은 국내 바이오클러스터의 발전을 위한 정부 주도 구심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요 바이오클러스터의 특성과 강점을 바탕으로 상생과 집중을 통해 산업 발전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바이오클러스터들이 미국 보스턴을 롤모델로 삼고 있지만, 우후죽순으로 난립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 역량이 분산되고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진단 점은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점이다.
양 이사장은 “첨복단지 조성 이후 12년이 지났지만, 한국은 국제 의료시장에서 1% 남짓한 시장만 차지하고 있다”면서 “전체 파이를 키우지 못하고 예산을 쪼개면 미국과 유럽은커녕 일본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연구·개발(R&D)은 나눠 가질 것이 아니라 뭉쳐서 파이를 키워야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합리적 목적의식을 갖고 예산과 과제를 배분할 수 있고, 기관 간 연합도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케이메디허브는 신약 개발의 전주기 지원이 가능한 인프라를 완비한 상태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인력 교류를 통해 인허가까지 도움을 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양 이사장은 “신약 연구개발을 지원할 국가기관을 만들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성공 확률을 낮추는 현실이 안타깝다”라면서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바이오클러스터들을 이끌 헤드쿼터가 없어 비효율성이 커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R&D에 특화된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만의 경쟁력도 역설했다. 그는 “대구는 R&D를 지원하는 국가기관 없이 대기업 중심 생산시설이 입주한 산업단지형 클러스터인 송도와 차별화된다”라면서 “정부가 바이오클러스터 간 경쟁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대신 완성된 인프라를 이용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