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 기업 70% “정책금융 확대 발표 체감되지 않아”
자금 악화 원인 1위 ‘금리 인상’…‘원자재 가격’ 제쳐
최근 정부가 수출기업 애로 해소를 위해 연달아 정책금융을 발표하고 있지만 수출기업 대부분이 정책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가 수출기업 577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2차 무역업계 자금조달 및 정책금융 실태조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응답기업의 95%는 중소기업이었고, 응답자 직급은 최고경영자(CEO) 25%, 실무자 75%였다.
조사에 따르면 최근 연이은 정책금융 확대 발표에 대한 체감도에 대해 응답자의 59.4%가 “잘 모르겠다”, 21.0%가 “전혀 체감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응답기업 10곳 중 7곳이 정책 효용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기업들은 정책금융 신청 시 주요 애로사항으로 △지원조건의 높은 문턱 △정보 파악의 어려움 △복잡한 신청 절차 등을 꼽았다.
기업들은 정책금융 지원 외 필요한 제도는 ‘금리 부담 완화(49.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대출 한도 확대(34.8%) △만기상환 유예(26.9%) 등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기업들의 자금 사정도 악화했다.
응답자의 59.8%는 전반적인 자금 사정이 지난해보다 “매우 또는 다소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자금 사정 악화의 원인(복수응답)으로는 △금리 인상(55.3%) △원·부자재 가격 상승(53.9%) △매출 부진(44.7%)이 지목됐다.
지난해 말 실시된 1차 조사에서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자금 사정 악화 원인 1순위로 꼽혔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순위가 변동됐다. 또한 지난 조사에서 “자금 사정 악화”라고 응답한 비율은 45.7%로, 3개월 동안 자금 사정이 악화되었다는 응답이 14.1%p 증가하며 최근 기업들의 금융 환경이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부담하는 이자비용 수준이 영업이익을 초과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5.3%로, 지난 조사(15.1%) 대비 10.2%p 증가했다. 대내외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은 “주요국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 파산 등으로 금융 시장의 불안이 심화되는 가운데 지난 연말 대비 올해 수출 기업들의 금융 애로가 가중됨을 확인하였다”라며 “연이은 금융지원이 발표되고 있어 다행이나 수출기업들이 이를 체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관련 홍보와 정보 제공을 통해 정보 비대칭을 해소함으로써 보다 많은 업체가 수혜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