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장이 시작되자마자 외국계 증권사인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에서 특정 9종목에 매도 폭탄을 쏟아부으면서 결국 8종목은 하한가로 장을 마쳤다. 증권업계에선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서 반대매매가 쏟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보고 있지만, 당국에선 CFD 탓인지, 단순 시스템 오류인지는 시장 모니터링과 함께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증시에선 선광, 하림지주, 대성홀딩스, 세방, 삼천리, 서울가스, 다올투자증권, 다우데이타 등 8개 종목이 하한가로 장을 마쳤다. 장 시작 후 채 30분도 안 돼 하한가로 직행해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시가총액이 1조 원이 넘는 종목도 5종목이나 포함됐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매도 창구 상위에 SG증권이 올라와 있다는 점이다. 이에 증권가에선 SG증권의 CFD 계좌에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진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CFD 계좌는 40%의 증거금으로 매수·매도 주문을 낼 수 있다. 종목에 따라 최대 10배까지 레버리지 활용이 가능하다.
금감원은 지난해 '자본시장 위험분석 보고서'에서 투자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2021년 중 CFD 거래 규모는 70조1000억 원으로 전년동기(30조9000억 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당시 "증권사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CFD 시장 과열 우려가 있고, 주가 변동성 확대 시 CFD 거래의 레버리지 효과 등으로 투자자 손실 발생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국내 증권사 여러 곳에서 SG증권 창구를 통해 CFD 주문 집행을 하고 있어 분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소위 주식 선수들이 거래를 하다가 빠진 건지, 해당 증권사에 시스템 문제가 있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고 이상하다”며 “공매도를 한다고 해도 이 정도로 여러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내부적으로도 알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당국에선 이번 사건에 대해 시장에서 루머로 도는 CFD 탓인지 단순 오류인지는 확인이 어렵지만, 시장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 모니터링 중인 상황으로 불공정거래 혐의 등이 있어야 들여다볼 수 있는데, 단순 시장 변동 사항만 가지고는 구체적인 액션이 불가능하다”면서 “불공정거래와의 개연성이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부분은 기획조사국 쪽에서 관할할 것으로 안다”고도 덧붙였다.
금융위 관계자도 “시장 동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내용을 전해들어 아직까지 정확하게 들은 내용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