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지능인은 지적장애 기준(IQ 70 이하)에 해당하진 않지만 평균 지능에는 미치지 못하는 지능지수(IQ) 71~84 사이인 사람을 말한다.
학교 현장에도 경계선 지능인들이 있다. 지능지수 정규분포도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약 13.59%가 경계선 지능인으로 추산되며, 25명 학급 내에 3~4명 정도는 경계선 지능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학급 내 경계선 지능인의 학습 부진은 기초학력 평가와 결과 공개라는 단순한 방법으로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송민기 대안학교 ‘인디학교’ 교장은 “느린 학습자(경계선 지능인)는 특수교육 대상에도 끼지 못하고, 일반 교육 대상인데 진도는 못 따라가서 기초학력 부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느리게 배우기 때문에 학교 진도를 따라가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건데, (기초학력 진단평가) 성적이 낮다는 이유로 추가적인 공부를 시킨다면 아이들은 이중의 고통에 빠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초학력이 부진한 증상이 개별적으로 특성이 다른데, 한글을 가르쳐야 되는 친구도 있고, 개별화 지도가 따로 필요한 친구들도 있다”며 “그런데 지금 서울시의 기초학력 지원 조례는 진단 평가를 하고 발표를 해서 경쟁을 유발하겠다는 것 외에 세부적인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송 교장은 “(기초학력 평가 결과 공개) 이 방식으로는 절대 문제 해결이 안 되고, 오히려 실패 경험이 누적돼 생긴 학습된 무기력으로 갈 위험이 굉장히 크다”고 지적했다.
김한민 서울교육단체협의회(서교협) 대변인은 “기초학력 진단을 해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기준보다 아래에 있는 아이들이 발견이 되는데 그 층위들이 다양하다”며 “특수교육 대상자는 아닌데 경계선 지능에 있는 ‘느린 학습자’ 친구들이 있고, 지능·인지 영역은 크게 문제가 없는데 정서장애를 겪고 있어서 그게 학습장애로까지 이어진 아이들도 있으며, 그냥 공부를 안 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데 안 하는 아이들, 그러니까 제일 (문제 해결이) 쉬운 아이들 그룹에 이 (기초학력 공개) 정책이 포커싱 돼 있다”며 “(경계선 지능인이나 정서 장애를 겪는) 그런 아이들에게 계속 시험을 통해서 기초학력이 부족한 아이라고 확인시켜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전했다.
한편, 조례안은 3월 시의회 본회의에서 처음 통과됐으나 서울시교육청의 재의 요구로 지난 3일 본회의에서 다시 의결됐다. 조례안에 반발해온 시교육청은 조례의 집행을 막기 위해 대법원 제소와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