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나이트 리셉션’ 참석자 흥행…K바이오 기업 글로벌 위상↑
“글로벌 6대 제약·바이오 강국 달성, 정부 지원 필수”
“(바이오클러스터의 성공을 위해선) 자생적인 생태계 구축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정부·지자체가 마중물 역할을 해서 거점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웨스틴코플리플레이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형 바이오클러스터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노 회장은 5일부터 8일까지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참석차 보스턴을 방문했다. 바이오USA는 65개국 9100여 개 기업이 참석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컨퍼런스 행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국내 참가기업·기관 수는 544곳으로 지난해(255곳)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미국 보스턴은 대표적인 바이오클러스터 지역이다. 하버드,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우수한 대학과 1000개가 넘는 바이오텍,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다나파버 암센터 등 우수한 의료기관 등 자생적으로 산·학·연·병 네트워크가 잘 갖춰져 있다.
노 회장은 “업계가 자생적으로 바이오클러스터를 만드는 건 힘들다”라며 “국내에 바이오클러스터가 상당히 많은데 제대로 작동되는지 모르겠다. 효과적으로 역량을 모아서 경쟁력 있는 바이오클러스터를 만들 수 있는지 고민해야 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의 클러스터는 지역·특성별로 차별화되는 양상이다. 판교는 산업계 융합, 대전은 연구단지 중심, 송도는 대규모 생산시설 등 기업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노 회장은 “각각 클러스터 특징에 맞는 노력을 통해 차별적으로 발전시키고 연구개발, 상업화, 투자 등에 있어 지속가능한 클러스터별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무엇을 더 필요로 하는지 정부가 보고 보완해주면 될 것 같다”고 피력했다.
성공적인 바이오클러스터 조성을 위해선 인력 양성도 지속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식약처 등 규제기관뿐 아니라 산업현장에서도 인력 문제는 한국 바이오업계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노 회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같은 규제기관 인력 부족 문제는 산업계에서도 인프라 강화를 요청 중인 상황이다. 규제기관의 경쟁력이 산업계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 회장에 따르면 국내 식약처 의료제품 심사인력(228명)은 미국의 의료제품 심사인력(8051명)과 비교해 35.3배 차이가 난다. 노 회장은 “심사 수수료도 큰 차이를 보인다. 주요국 대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또 산업계에서도 확장되는 산업 수요를 맞출 만한 전문인력 양성 및 공급이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과감한 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노 회장은 “보스턴에 들어와 있는 회사들의 국적은 중요하지 않다. 클러스터로서의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협회도 회원사들과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나 바이오텍과 결합해 어떻게 잘 협조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있다. 클러스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산업계다. 협력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보스턴 방문을 통해 노 회장은 달라진 K-바이오의 위상을 확인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미국 제약협회와 만나 협업하자고 제의해도 크게 관심을 갖기 않았다. 서로 이해관계가 달라서 진전이 없었는데, (지금은)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가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미국 제약협회가 먼저 미팅을 준비했다. 또 ‘코리아 나이트 리셉션’ 참석자도 500명을 예상했는데 700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올라간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힘줘 말했다.
따라서 노 회장은 “정부가 내세운 제약·바이오 목표(2027년 글로벌 6대 제약·바이오 강국 실현) 달성을 위해 협회 차원에서도 열심히 노력하겠다. 제약산업은 정부 정책에 많이 귀속되는 산업 분야다. 국제무대에서 선진국에 뒤처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