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이용·보급 실행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태양광·연료전지·풍력 등 분야별 업체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정책방향이 바뀌면서 풍력과 지열분야는 상대적으로 웃는 반면 태양광과 연료전지는 정부발 융단폭격으로 초토화될 지경에 놓였다는 평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전력의 기준가격 지침, 발전차액 지원 한계용량 설절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이용·보급 실행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이에 따라 태양광발전의 경우 올해는 50㎿, 내년에는 70㎿, 2011년 80㎿까지만 발전차액을 지원하며, 연료전지는 올해 12㎿, 2010년 14㎿, 2011년 16㎿까지 발전차액을 지원키로 했다.
연도별 지원 한계용량을 넘어선 발전소는 전력거래소가 구매하는 가격에 판매를 해 손해입을 수 밖에는 구조다.
지경부 관계자는 "지난해 태양광발전의 경우 예년보다 4배 이상 급격힌 증가한 257㎿의 물량이 일시적으로 몰려 재정부담이 가중돼 연간 한계용량을 설정할 수 밖에 없었다"며 "이는 기술개발이나 보급사업 등에 균형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기 이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 지침에 업계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풍력과 지열부문의 업체들은 웃는 반면 태양광과 연료전지 부문의 업체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지역부문 역시 보급 확대를 위해 누진제와 할증제가 없는 일반요금을 적용키로 했다. 이는 지열의 히트펌트 가동을 위해 전력사용이 불가피하나 누진제 등 현행 주택용 전기요금제도에 따른 경제성 저하로 지열보급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풍력산업 관련 A업체 관계자는 "정부차원에서 저가의 외산제품 확대를 차단하고 나선 만큼 앞으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정책에 맞춰 높은 사업 성장성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A업체 관계자는 또 "주요 부품 등에 대한 국산화 작업에도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풍력발전의 경우 현재의 생산단가가 타 신재생에너지원에 비해 경쟁성을 갖췄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지경부 관계자는 "풍력발전은 태양광발전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보다 생산단가가 낮을 뿐만 아니라 화력발전과 비교해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실증단계만 넘어서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위적으로 시장을 제한하면서 사업 의지를 꺾었다는 게 관련 업계의 평가다. 특히 올해 지원 한계용량인 50㎿는 중견 태양광 모듈 생산업체의 연간 생산규모로 전체 규모로 볼 때 과잉공급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시장을 제한하면 공급과잉으로 제품가격이 하락해 시장 자체가 혼탁해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료전지업계는 이미 추진하던 사업도 접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발전차액지원 한계용량인 12㎿를 이미 넘어섰기 때문이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상업발전용 연료전지는 지난 4월말 현재 총 6건 15.6㎿로 이미 한계용량을 초과했다.
특히 대표적인 연료전지 업체인 포스코파워는 지난달 동서발전의 인천열병합발전처발전소(2.4㎿) 착공을 비롯해 GSEPS발전소(2.4㎿), 메이야율촌발전소(4.8㎿) 등 올해 8월까지만 총 9.6㎿규모의 연료전지발전소를 준공할 계획이다. 연간으로는 총 14.4㎿를 설치키로 확정했던 만큼 정부의 발전차액 지원한계용량 설정으로 사업 자체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포스코파워 관계자는 "연료전지 관련 계약진행이 모두 멈춘 상황"이라며 "신규설비에 대한 투자시점도 잡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포스코파워는 지난해 9월 1500억원을 투입해 경북 포항에 세계 최대 규모(연간 50MW)의 연료전지 BOP(연료공급기·전력변환기-Balance of Plants, 연료공급기) 생산설비를 구축했다. 또한 지난달 '연료전지 통합서비스센터'을 개설하는 등 제품 국산화와 고객 지원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포스코파워의 노력이 퇴색될 수도 있다"며 "녹색성장을 외치는 정부가 선도기업의 의지를 꺽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