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높은 사회서비스, '공짜'는 없다 [가족이 행복한 보육제도]

입력 2023-06-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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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선진국들, 공급자로서 '민간' 역할 확대…수요자 권리의식 기반으로 품질 경쟁 활성화

▲우플랑스브로 코뮨 관계자들이 11일(스웨덴 현지시간) 우플랑스브로 사회복지사무소에서 한국 정부와 취재진에 스웨덴 사회서비스 공급체계를 설명하고 있다. (독일·스웨덴 공동취재단)
▲우플랑스브로 코뮨 관계자들이 11일(스웨덴 현지시간) 우플랑스브로 사회복지사무소에서 한국 정부와 취재진에 스웨덴 사회서비스 공급체계를 설명하고 있다. (독일·스웨덴 공동취재단)

스웨덴의 사회서비스 공급체계는 2006년 이후 큰 변화를 겪었다. 보수정당연합의 집권으로 대대적인 사회서비스 민영화가 단행됐다. 2010년대 들어 서비스 저질화 등 민영화의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는 2014년 진보정권 재집권을 초래했다. 다만, 진보정권은 사회서비스 공급주체를 공공으로 되돌리는 대신 품질 관리에 집중했다. 보건사회서비스조사단(IVO)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서비스 품질을 평가했다. 그 결과로 공공·민간의 경쟁체제가 구축됐다.

스웨덴식 사회서비스 공급체계는 우리 정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사회서비스 고도화 추진방향’의 롤모델이다. 민영화 초기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현재는 민간 중심 사회서비스의 모범사례로 작동 중이다. 유럽연합(EU)의 리더인 독일의 관리체계도 비슷하다. 민간을 핵심 공급주체로 활용하되 공적기관이 품질을 엄격히 평가함으로써 사업자 간 경쟁을 유도하는 체계다.

5일부터 열흘간 독일·스웨덴의 기관·시설 10곳을 방문한 결과, 유럽식 사회서비스 공급체계의 특징은 세 가지로 요약됐다.

첫째, 지방자치단체의 재량과 민간 활용이다. 독일과 스웨덴 모두 민간이 사회서비스 핵심 공급주체다.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역할은 보편적 원칙과 기준을 만드는 데 그친다.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돼 지역 특성에 맞게 사회서비스를 개발·평가한다. 민간 공급자들은 수요자 욕구에 따라 다양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한다. 파독 광부 등 한국 출신 독일인들에게 모국어 장기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 사회복지 사단법인 ‘해로’가 대표적이다. 수요자들에겐 선택지가 넓다.

둘째, 유럽 국가들의 사회서비스는 ‘공짜 복지’가 아니다. 애초에 조세부담이 크다. 스웨덴의 국민부담률은 2019년 기준 43.9%에 달한다. 사회서비스 이용자들에겐 추가 비용이 존재한다. 장기요양도, 보육도 마찬가지다. 이는 종사자 처우개선, 서비스 다양화 등 품질 향상으로 이어진다. 도 유럽 국가들의 복지제도는 철저하게 ‘신청주의’로 운영된다. 추가 비용 부담, 신청에 의한 서비스 이용은 수요자들의 권리의식 향상으로 이어져 공급자들의 품질 경쟁을 부추긴다.

핵심은 사회적 신뢰다. 스웨덴은 정권 성향과 무관하게 국가의 역할에 대한 철학이 공유·계승됐다. 이를 기반으로 연금개혁, 유보(유아교육·보육)통합도 이뤘다. 높은 국민부담률에 대한 수용적 태도도 ‘돈을 낸 만큼 돌려받을 것’이라는 신뢰가 있기에 가능했다. 독일도 공적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토대로 연금개혁에 성공했고, 현재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추진 중이다.

독일·스웨덴을 순방한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은 “우리도 스웨덴처럼 국가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정치권과 정부 할 것 없이 합의를 이뤄내고, 이뤄낸 합의에 대해선 계속적으로 정책을 이어받아 추진할 수 있는 좋은 전통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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