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업 철퇴 거둔 중국, 곧바로 혁신 드라이브

입력 2023-07-13 14:17 수정 2023-07-1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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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RC, 10대 인터넷 대기업 투자 프로젝트 승인
리창 총리, 플랫폼 기업 대표들과 토론
“기업 어려움 파악하고 정책 개선” 약속
경기회복 부진에 기업 단속 끝내고 정책 선회

▲리창(가운데) 중국 총리가 12일 베이징에서 IT 플랫폼 기업 대표들과의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리창(가운데) 중국 총리가 12일 베이징에서 IT 플랫폼 기업 대표들과의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중국이 IT 기업에 대한 혁신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었다. 2년 넘도록 엄격한 규제와 단속을 펼쳤던 당국은 이제 경기회복의 핵심으로 부상한 기업들을 우대하고 있다.

13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전날 알리바바그룹과 텐센트, 메이퇀 등 10대 인터넷 대기업의 투자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이후 리창 총리는 베이징에서 이들 주요 IT 플랫폼 기업 대표들과 토론회를 열고 국가 경제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리 총리는 “정부는 기업과 정기적인 소통 메커니즘을 구축해 기업의 어려움과 우려를 파악하고 정책과 조치를 개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불과 2년여 전만 해도 중국 정부는 IT와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주요 기업들은 2020년 10월 당국의 규제로 막대한 벌금을 물었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단속에 사업 구조조정까지 겪었다. 특히 규제의 핵심이던 알리바바의 경우 마윈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산하 핀테크 기업인 앤트그룹의 상장마저 철회해야 했다. 이후 알리바바는 6개 사업체로 분할을 결정했다.

그랬던 당국이 최근 달라졌다. 마윈은 최근 알리바바 경영진 재편을 주도하면서 경영 일선에 나섰다. 앤트에 대해서는 7일 71억2300만 위안(약 1조2650억 원)에 달하는 벌금이 확정돼 사실상 IT 기업에 대한 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도 일단락됐다.

이렇게 정부가 다시 유화책으로 나선 배경엔 ‘제로 코로나’ 정책 철회에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중국 경제가 있다. 중국 민간기업의 고정자산 투자는 올해 첫 5개월간 전년 대비 0.1% 감소했다. 청년(16~24세) 실업률은 5월 20.8%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6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4% 감소해 시장 전망인 9.5% 감소보다 훨씬 부진했다. 글로벌 주요 은행들은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정부 목표치인 5%에서 줄줄이 하향했다.

반면 당국의 고강도 규제에도 상위 10대 인터넷 기업의 최근 3년간 연구·개발(R&D) 투자액은 5000억 위안(약 89조 원)에 달했고 연간 성장률은 15%로 다른 산업군보다 높았다.

이 같은 이유로 당국도 경제성장 촉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IT 기업의 약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리 총리는 “플랫폼 기업은 경제 혁신을 위한 새로운 엔진과 일자리 창출을 제공했다. 그들의 지위가 점점 더 부각되고 있다”고 인정했다. NDRC도 성명에서 “플랫폼 기업들은 투자를 통해 많은 이익을 얻고 핵심 경쟁력을 향상할뿐더러 기술 자립과 실물 경제, 국가 발전에도 기여했다”며 기업들을 칭찬했다.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와 함께 적극적인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인민대의 자오시준 금융학과 교수는 “정부 발표는 민간 부문과 시장에 대한 규제가 더 느슨해졌다는 중요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현재의 경기 하강에 따른 대응”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당국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장하기 위해 더 큰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SBC의 에린 신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수요 약세와 부동산의 지속적인 둔화 속에서 경기회복을 활성화하려면 더 많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재정정책이 계속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고 통화정책에선 유동성 도구를 통한 지원책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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