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상담소] 웰다잉, 뭐 하러 배워요?

입력 2023-08-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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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남 행복한 죽음 웰다잉연구소 소장

얼마 전 청주에 있는 한 노인복지관에서 웰다잉 교육을 진행했다. 사흘째 되던 날, 수업을 시작하기 전 한 참여자가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저희 성당 교우님 아들이 이번 폭우 때 지하차도에서 사고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했어요. 장례미사를 집전한 신부님께서도 마음이 아파 유가족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시더라고요. 죽음이란 게 준비해서 될 게 아니구나. 그래서 잘 죽는 것, 웰다잉 이걸 굳이 배워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며칠 전 뉴스에서 소식을 접하고 오늘 이곳에 오면서 마음이 무거웠어요. 한 철학자의 말처럼 죽음이란 주머니 속 송곳 같아요. 늘 우리 곁에 있어 언제 다가와도 이상하지 않죠. 어쩌면 인간의 가장 큰 오만은 삶과 죽음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웰다잉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연사’다. 하늘에서 내려준 천수를 다 누리고, 자연스럽게 맞이하는 죽음을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생명을 인위적으로 연장하는 무리한 연명의료나, 인위적으로 단축하는 자살을 지양한다. 또 살인, 사고, 전쟁과 같이 인간에 의해 이루어지는 죽음도 좋은 죽음이 아니다. 따라서 웰다잉 교육의 목표는 이 같은 안타까운 죽음을 막기 위한 사회적 활동까지 포함한다. 그것이 바로 개인의 죽음뿐 아니라 사회적 죽음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우리가 웰다잉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살아 있는 이들이 좋은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끔, 온전히 살다가 온전히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끔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음은 죽음으로 그치지 않고 생명으로 이어진다. 잘 죽기 위해서 우리는 생명을 지켜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웰다잉 교육의 근본적인 목표다. 세상에서 가장 약한 이들은 죽음을 앞두고 있는 이들과,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이들이다. 그들을 위로하며 다시는 안타까운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손을 잡을 때 우리는 함께 잘살 수 있다.

강원남 행복한 죽음 웰다잉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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