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법저법] 실내에서 전자 담배를 피워도 될까요?

입력 2023-08-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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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현 법무법인(유한) 바른 변호사

법조 기자들이 모여 우리 생활의 법률 상식을 친절하게 알려드립니다. 가사, 부동산, 소액 민사 등 분야에서 생활경제 중심으로 소소하지만 막상 맞닥트리면 당황할 수 있는 사건들, 이런 내용으로도 상담받을 수 있을까 싶은 다소 엉뚱한 주제도 기존 판례와 법리를 비교·분석하면서 재미있게 풀어드립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담배 겉면에 '흡연은 폐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라는 문구와 사진 때문에 정신적 피해를 보았다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담배, 흡연과 관련한 사례를 법리적으로 풀어봤습니다.

법무법인(유한) 바른의 소재현 변호사 조언을 들어봤습니다.

Q: 흡연하는 사람 뒤에서 걸어가다가 담배 연기를 맡았습니다.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나요?

A: 헌법재판소는 2004년에 흡연자들이 갖는 흡연권과 비흡연자들이 갖는 흡연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혐연권)은 모두 헌법상 행복추구권 및 사생활의 자유에 의한 것인데 혐연권은 이뿐 아니라 헌법이 보장하는 건강권과 생명권에 기해서도 인정되므로 혐연권은 흡연권보다 상위의 기본권에 해당하며, 따라서 상위 기본권 우선의 원칙에 따라 흡연권은 혐연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에서 인정돼야 한다고 결정하였습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길거리에서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권리가 충돌할 경우 비흡연자의 권리가 우선합니다.

다만 손해배상 청구를 하고자 할 때 청구하는 자가 가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와 그 가해행위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는 사실 및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합니다. 따라서 사례에서 담배 연기를 맡은 사람이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해당 길거리가 국민건강증진법에 의해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곳(예를 들어 버스정류소 10m 이내)이어야 하며, 가해자의 담배 연기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며, 실무상 아직 길거리 간접흡연으로 인해 손해배상이 인정된 사례는 없습니다.

Q: 시골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담배 찾는 손님들이 많아서 담배를 판매하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A: 담배는 담배사업법 제16조(소매인의 지정)에 의해 사업장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시장·군수·구청장으로부터 소매인의 지정을 받은 자만 판매할 수 있습니다. 이때 구체적인 소매인 지정 절차는 담배사업법 시행규칙에서 정하고 있는데 모든 점포에서 담배를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보건의료 관련 영업장(병원, 약국), 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장소(게임장, 만화방) 등 ‘담배판매업을 하는 것이 부적당한 장소’에서는 담배를 판매할 수 없습니다.

담배판매업을 하는 것이 부적당한 구체적인 장소에 대해서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규칙에서 정하고 있는데 다수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식품위생법에 따라 영업허가를 받아 영업 중인 장소에서는 담배 판매를 할 수 없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식당은 식품위생법에 따라 식품접객업 영업허가를 받아 영업하는 장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식당에서의 담배 판매를 금지하고 있으나,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허용하기도 하고 있으며, 식품접객업을 영위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시설과 분리(벽 등)되어 별도의 공간으로 구분되는 경우에는 허용하는 지방자치단체도 있으므로 사례에서 해당 식당이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어딘지에 따라 담배소매인 지정 신청을 하여 담배를 판매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Q: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흡연할 경우 어떤 법적 처벌을 받게 되나요?

A: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금연을 위한 조치) 제8항에 따라 누구든지 지정된 금연구역에서 흡연하여서는 안 됩니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은 국민건강증진법에 규정된 금연구역이므로 흡연을 할 때 같은 법 제34조(과태료) 제3항에 따라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Q: 담배 겉면에 '흡연은 폐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라는 문구와 사진 때문에 정신적 피해를 보았습니다. 소송을 제기하면 승소할 수 있나요?

A: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의2(담배에 관한 경고 문구 등 표시)에 의하면 담배의 제조자는 “담뱃갑 포장지 및 광고”에 흡연의 폐해를 나타내는 내용의 사진을 포함한 경고 그림, 흡연이 폐암 등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내용 및 다른 사람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내용의 경고 문구, 타르 흡입량은 흡연자의 흡연습관에 따라 다르다는 내용의 경고 문구, 담배에 포함된 발암성 물질 등을 표기하여야 합니다.

손해배상은 계약 위반(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이 있는데, 사례에서 해당 흡연자가 담배 겉면 경고 문구 등으로 인해 정신적인 피해를 보았다고 하더라도 이 문구 등은 국민건강증진법에 근거한 것이므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및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어느 쪽으로도 인정될 수 없을 것입니다.

Q: 직장 상사가 사무실에서 전자 담배를 피웁니다. 실내에서 전자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

A: 담배사업법 제2조는 담배에 대해서 “연초(煙草)의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여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니코틴의 농축액이 들어있는 필터와 니코틴을 흡입할 수 있게 하는 전자장치로 구성된 전자 담배는 이러한 담배사업법상 담배의 정의에 해당하기 때문에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금연을 위한 조치) 제8항에 지정된 모든 금연 장소에서 일반 연초와 같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됩니다. 국민건강증진법상 일정 면적(연면적 1,000㎡) 이상의 사무용 건축물 등은 금연구역이므로 사례에서 직장 상사는 전자 담배라고 하더라도 사무실에서 피울 수 없을 것이며, 과태료 부과 대상에 해당할 것입니다.

법률 자문해 주신 분…

▲ 소재현 변호사

제5회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여 한국공정거래조정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근무하다가 2022년부터는 법무법인(유한) 바른 소속 변호사(공정거래팀)로 활동 중이다. 주로 공정거래‧금융자문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전면개정된 공정거래법 조문별 판례와 내용」(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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