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흑해에 '곡물가격'마저 긴장감
올여름 장기간 폭우가 이어지면서 추석을 앞두고 과일과 채솟값이 모두 오름세다. 추석 이후 다가올 김장철 채소 물가에 대한 우려에 더해 국제 곡물가격마저 다시 들썩이고 있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주요 농산물 일일도매가격'에 따르면 18일 기준 사과(쓰가루 품종) 10kg당 도매가격은 6만8156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8월 중순 평년가격 3만2327과 비교해 무려 110.8% 급등한 수치다.
복숭아 가격도 오름세다. 같은 기간 백도 4kg당 가격은 3만6449원으로 8월 중순 평년가격 2만2009원보다 65.6% 비싸졌다.
이 기간 10kg당 토마토 가격도 5만161원을 기록해 평년 대비 128.7% 올랐다.
폭우 영향으로 시금치와 오이, 당근 가격도 평소보다 비싸다. 같은 날 기준 시금치 4kg당 가격은 10만7346원으로 8월 중순 평년 대비 86.6% 올랐고, 오이(다다기) 100개당 가격은 42.3% 오른 9만3360원으로 나타났다.
1kg당 당근 가격은 3446원으로 8월 중순 평년가격 1870원 대비 84.3% 비쌌다.
추석 후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배추와 무 가격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장 채소는 폭우 이후 폭염이 이어져 병해충이 발생해 가을까지 공급량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18일 기준 포기당 배추(상) 도매가격은 5078원으로 8월 중순 평년가격 4185보다 21.3% 비싸다.
배추의 경우 최근 한 달여간 가격이 160%가량 치솟으며 정부가 하루 300톤가량의 비축분을 방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17일 포기당 가격이 3428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48.1% 뛴 것.
배추는 김장철까지 공급이 전반적으로 줄면서 당분간 높은 가격이 유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재배 의향은 전년보다 7.5%, 평년 대비 4.4% 줄었기 때문이다. 겨울배추도 지난해보다 2.2%, 평년보다 7.7% 각각 감소했다.
같은 날 기준 1개당 무(상) 도매가격도 1814원으로 8월 중순 평년가격 1488원과 비교해 21.9% 올랐다. 건고추 가격도 오름세다. 600g당 가격은 1만4117원으로, 평년 가격보다 11.7% 비싸다.
이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돼 곡물가격에 대한 불안감까지 지속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한 뒤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흑해곡물협정은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보장한 것을 말하는데 러시아가 이곳을 통제하면서 수출길이 막힌 셈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이웃국가들과 협의해 대체 경로를 마련 중이지만 이번 사태가 곡물가격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