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한 달, 대한민국의 죽음의 모습은 돌아본다. 갑작스런 큰 비로 지하차도에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비 피해로 수색에 앞장섰던 젊은 해병대원도 유명을 달리하였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젊은 여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다른 여교사는 등산로에서 무참히 끌려가 성폭행 끝에 목숨을 잃었다. 세상에 대한 증오로 묻지마 살인이 연쇄적으로 일어났고 길을 가던 무고한 시민들은 목숨을 잃었다. 사람들은 언제 다가올지 모를 죽음의 두려움 속에서 떨어야 했다. 안타까운 죽음의 이유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고, 사람들은 서로를 두려워했으며 상대방을 탓하고 손가락질했다. 조사는 흐지부지했고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니 재발방지대책도 유명무실해졌다.
사람들은 안타깝게 살다가 안타깝게 죽었다. 죽음의 모습이 거칠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삶이 거칠어진다는 반증이다. 죽음이 아프면 삶도 아프다. 그들의 죽음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우리는 아픈 죽음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우리가 죽음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강원남 행복한 죽음 웰다잉 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