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국토 40% ‘사막 모래바람’에 뒤덮여
습지대 70% 메말라…목축·어업 타격
FAO “기후변화·물부족 심각한 영향 우려”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고대 문명을 꽃피운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본래 수자원이 풍부한 비옥한 초승달 지대로 유명했다. 메소포타미아 단어 자체도 ‘강 사이의 땅’을 의미하며, 실제로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을 끼고 있었다. 인류 최초의 농경이 이곳에서 시작됐으며, 세계에서 가장 물 집약적인 작물 중 하나인 쌀은 2000년 이상 이곳에서 재배됐다.
20세기까지만 해도 이라크 남부도시 바스라는 운하로 인해 ‘동쪽의 베니스’라 불렸다. 20년 전 유프라테스강 근처 마을에서는 대추야자나무가 무성하고 빽빽하게 자라 그 잎사귀가 햇빛을 가릴 정도였다. 실제로 역사의 대부분 기간 비옥한 초승달 지대는 물이 부족한 적이 별로 없었고, 봄 홍수는 빈번히 일어났다.
하지만 최근 이 땅의 많은 부분은 사막으로 변하고 있다. 현재 이라크 지역의 거의 40%는 사막의 모래바람에 뒤덮여 있다. 습지도 대부분 사라지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라크 남부의 거대한 습지대의 수위가 최근 급격히 낮아졌다. 디카르주 치바이시에서는 유프라테스강 수위가 56㎝밖에 되지 않으며, 습지 수위는 30㎝ 미만이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습지대 약 70%가 물이 없다”고 설명했다.
유프라테스 강 인근 마을에 사는 과학교사 셰이크 아드난 알 사흘라니는 “이곳이 원래 물이 많은 곳이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어디에도 물이 없다. 이곳에 남은 사람은 모두 느린 죽음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막화와 습지대 가뭄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기후변화와 물 부족이 남부 이라크 습지대와 물소 목축업자들에게 미치는 심각한 결과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프라테스강 물 부족 현상과 함께 이라크 남부 습지는 40년 만에 가장 심각한 폭염을 겪고 있다”며 “이 심각한 상황은 습지 시스템, 물소 목축업자, 농민과 어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