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또 다른 지표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이 11년4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주말인 15일 현재 BEI는 271.7bp를 기록해 2012년 5월7일 272bp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국고10년물이 1.1bp 상승한 3.928%를 기록한 반면, 국고10년 물가채는 0.6bp 오른 1.211%에 그쳤기 때문이다.
BEI는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로 산출되는 것으로 물가상황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시장지표다.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4% 올라 석달만에 3%대로 재진입한 상황이다. 한국은행 물가안정 목표치인 2%와는 거리가 멀다. 다만, 지난해 7월 6.3%까지 치솟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소비자물가는 다소 하향 안정된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때문에 최근 BEI 상승은 물가채 거래 부진한 국내의 전형적 시장상황과 함께 명목채 금리 상승 때문이라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최근 장기물 금리는 국내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90달러를 재돌파한 국제유가, 한달여만에 4.3%대로 올라선 미국채 10년물 금리 등 영향을 받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담당자는 “물가채 거래가 지표물보다 적긴 하지만 교환이 꾸준히 되는 등 거래가 없진 않다”면서도 “장기물 금리가 미 금리에 동조화한 경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로 인해 불확실성이 좀 더 커진 상황이어서 변동성이 커진 것 같다. 미 금리 상단이 좀 열려있다고 보면 국내 금리도 연동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대에서 몇 번 지지됐던 상황이라 이게 뚫리면 기술적으로는 좀 더 갈 수 있다고 본다. 다만, 국내 경제상황과 연준 FOMC 연내 동결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금리 상단룸이 크진 않다고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채권연구원은 “물가채 거래량 자체가 별로 없어서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