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장을 마감한 영향으로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함에 따라 장중 코스피지수 반등세 지속 여부에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전날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글로벌 증시의 동반 상승과 더불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경우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뉴욕증시는 전날(19일 현지시간) 주택착공건수와 건축허가건수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하락 출발했지만 경기회복 기대감을 이어가며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한 끝에 혼조세로 마감됐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ㆍ달러 1개월물 선물환 환율은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인 여파로 1246.00원에 거래를 마감, 전날 현물환 종가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달러화는 독일의 5월 ZEW 투자자신뢰지수가 예상치를 상회했고 골드만삭스 등의 부실채권구제계획(TARP)기금 상환신청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 감소 등으로 유로화 등 주요국 통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이처럼 뉴욕증시는 최근 미 주택경기 지표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환율 흐름이 횡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택업계의 체감경기 지표인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 건설업체 신뢰지수가 상승세를 보인지 하루 만에 4월 신규주택착공이 자료 집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이처럼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인 영향으로 서울환시에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함에 따라 일차적으로 국내증시 반등세 지속 여부에 따라 환율이 움직일 것이라는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코스피지수가 전날 개선된 투자심리를 반영한 가운데 외국인의 4000억원어치 이상의 주식 순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연고점을 재차 경신했지만 투신과 연기금을 중심으로 국내기관의 매도압력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점과 단기간 급등한 데 따른 부담감을 드러내며 급반등세를 되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날 코스피지수 급등에도 환율이 강한 하방 경직성을 보여주면서 1200원대 중반 박스권으로 회귀했다며 이는 하이닉스 관련 수요 가능성과 당국의 환시 개입 경계감이 시장에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시중은행권 딜러는 "따라서 환율은 이날 미 달러 하락과 안전자산선호 약화 속에 하락 압력이 예상되나 전날과 마찬가지로 1200원대 초반 저가 매수세 유입 가능성과 꾸준한 결제 수요 등으로 하방 경직성을 공고히 할 것"이라과 관측했다.
이 딜러는 "역외 참가자들도 환율이 1200원대 중반을 넘어서면 매도하고, 초중반으로 복귀하면 매수하는 등 철저히 시황에 연동된 흐름을 띠고 있다"며 "은행권과 수출입 업체도 비슷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어 박스권 흐름을 지속할 공산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따라서 "코스피지수가 반등세를 지속할 것인지 여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전날 4000억원 이상 순매수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세를 이어갈 것인지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최근 60달러 테스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유가 상승은 환율에 상승 재료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상승 속도가 가파르지만 않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연구원은 "서울환시를 둘러싼 제반 여건들이 작년에 비해 호전됐고, 경기침체로 수요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환율 폭등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