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장차관들이 최근 집값이 들썩대는 서울 강남, 송파, 서초 등 이른 바 강남 3구에 대한 투기지역 해제를 유보해야 한다는 뜻을 거듭 천명하고 있다.
지난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시장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해제 문제를 놓고 논란을 일으켜 왔던 강남 3구의 주택투기지역 해제를 잠정유보하겠다고 강조한 데 이어 20일 허경욱 재정부 차관도 단호한 어조로 시장에 동일한 메시지를 보냈다.
투기지역이란 부동산소유권을 양도할 경우 내는 양도차익에 따른 양도소득세를 차익의 기준가격을 실거래가로 하도록 강제된 지역을 말하며 양도소득세를 많이 물려 투기를 못하게 하려는 의도로 지정되는 곳이며 재정부가 지정과 해제 권한을 갖고 있다.
허 차관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인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는 더 유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4월말 현재 811조원에 달하는 단기유동성자금이 부동산과 증시 등 자산 시장으로 몰리는 가운데 이른 바 부동산 뇌관인 강남 3구의 투기지역 해제는 시장 과열 현상을 더욱 촉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판단으로 풀이된다.
허 차관은 이날 “현재 강남 3구내 집값이 뛰고 있고 거래량도 늘고 있다.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강남 3구외에도 부동산가격에 이상 급등이 있다면 정부는 미시적인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부가 동원할 미시적 수단이란 주택이나 토지 투기지역으로 지정하면 곧바로 강도높은 DTI와 LTV가 작동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는 것. 또한 재정부는 부동산 시장과 관련한 세제와 규제완화 등 추가조치는 내놓지 않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부동산 자산시장과열에 따른 과잉유동성 회수에 대해선 "현 수준을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내수가 위축됨에 따라 유동성을 유지해나가는게 세계 여러나라들의 기본 입장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