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는 13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및 G20재무장관회의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경기가 바닥을 다지면서 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며 이 같이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일본은 2022년 우리보다 한참 낮게 성장했고 올해는 우리보다 조금 높지만, 내년엔 다시 1%대 성장"이라면서 "무역수지도 2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흑자로 돌아섰고 대중국 무역적자도 1억 달러 수준에 그치는 등 부진에서 다시 완만하게나마 회복하는 지표가 나오고 있다. 10월, 11월 가면서 조금씩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성장률이 내년에 2.2%로 나오려면 계속 경기가 우상향으로 가야 한다"며 "IMF가 왜 한국을 긍정적으로 봤을까를 생각해보면 내년에 반도체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아지면서 한국이 본격적으로 수혜를 받는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추 부총리는 경기 부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에너지 폭등 △중국경제 봉쇄 △반도체 경기 둔화 3가지를 꼽았다. 그는 "중국은 리오프닝 효과가 그렇게 빨리 나타나진 않지만 그렇다고 3%대 성장에서 5% 안팎으로 오르면서 침체도 빠르게 회복도 아닌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국제유가는 120달러 까지 갔다가 80~9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반도체는 3분기 거의 바닥을 다지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반도체의 경우 4분기, 내년 되면 점차 더 뚜렷해지고 회복국면에 접어든다는 게 업계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거시지표 중 물가는 주요 선진국은 5~6% 안팎인데 우리는 2~3%대로 와 있고 고용도 사상 최고 고용률과 실업률"이라며 "젊은 청년이 원하는 직장을 찾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는 있지만, 거시적 상황으로 보면 정말 좋다"고 강조했다.
다만 "앞으로 중동문제가 새로 생겼고 불확실한 요인이 완전히 정리됐다고 얘기하기 이른 시점이라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4분기 세계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그는 IMF, 다른 경제수장과 만나 얘기한 것을 소개하며 "다행스러운 건 고금리 관련 부분은 이제 거의 천장은 대체로 확인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언제 어떻게 수습될 건지가 제일 중점적으로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도 여전히 통화신용정책은 긴축적으로 권고하고 있고 재정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방만하게 운영하던 걸 정상화해야 한단 권고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재정을 보강하려면 유류세 인하 연장을 그만해야 한다는 지적에 "늘 정부가 고민하는 지점"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지금 이 시점에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를 철회하면 국제유가도 오르는데 과연 국민이 정부를 평가할 때 우호적으로 평가하겠느냐"며 "인기문제가 아니라 민생차원에서 봐달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추 부총리는 줄곧 낮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IMF가 내년 성장률 전망을 하향한 것과 관련해선 유일하게 소리를 높였다. 그는 "IMF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2.4%에서 2.2%로 조정했다. 세계 주요국에서는 미국과 캐나다만 상향됐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 43개국이 포함된 선진국 내년 성장률은 올해 1.5%에서 1.4%인데 한국은 올해 1.4%에서 내년 2.4%에서 2.2%"라며 "왜 2.2% 이 숫자는 안 보려고 하고 IMF가 0.2%포인트(p)를 내렸다는 것만 보냐"고 아쉬워했다.
추 부총리는 "올해 20년 만에 성장이 일본에 뒤집혔다는데 일본은 2022년 우리보다 한참 낮게 성장했고 올해는 우리보다 조금 높지만, 내년엔 다시 1%대 성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대 초반은 웬만큼 규모 있는 국가에선 없을 것이다. 이걸 봐달라"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 아웃룩 전망을 발표하면서 전반적인 세계 경제가 반도체 정보통신기술(ICT) 경기가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질 거란 이야기를 한다"며 "그 수혜를 한국이 본격적으로 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이 경쟁력 있는 분야가 조금 더 내년에 활발하게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