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러 무역 확대 속 “얻는 게 없다” 내부 불만
대중국 투자·평화 중재 외교에도 악영향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크렘린궁은 양국 정상이 이번 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을 계기로 회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3월 러시아의 국빈 방문 이후 7개월 만의 만남이다. 두 사람은 미국 등 서방과 대립하고 있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경제·군사적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서방의 세계질서에 맞선 ‘대안적 세계 질서’라는 자신의 비전을 구축하는 데 있어 러시아가 ‘강력한 파트너’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의 대만 침공이 현실화할 경우 러시아는 식량과 연료를 공급해줄 든든한 아군이 될 수 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정치적 보호를 제공하는 데에도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수석 부위원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 세계 2위 경제 대국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의 의욕을 떨어트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폴란드 바르샤바 소재 동부연구센터의 야쿠브 야코보우스키 부소장은 “푸틴이 시진핑의 이상적인 파트너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훨씬 더 많은 것을 바라고 있고 러시아가 벌인 큰 일(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참하기를 원하지 않는 중국 엘리트들은 내부적으로 시 주석에게 점점 더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푸틴 대통령과의 밀착은 정치적으로도 부담이다. 시 주석은 미국과 안정적인 관계를 추구하고 있으며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추진하고 있다. 또 올해 초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복원을 중재하면서 ‘글로벌 평화 중재자’를 자처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푸틴 대통령과 가깝게 지낼수록 시 주석의 이러한 정치적 노력은 헛수고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말레이시아대학 중국학연구소의 냐오초우빙 소장은 “중국은 모두에게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 되고 싶어 한다”며 “하지만 중국은 자국과 러시아가 계속 같은 범주에 놓일수록 미국과 유럽, 그리고 다른 나라들로 가는 다리가 불에 타버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