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현대건설 작년 보다 수주액 7~80% 줄어
HDC현산, 1건 수주하며 체면치레
올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실적이 작년 대비 급감한 가운데, 1위 포스코이앤씨와 꼴찌 HDC현대산업개발의 성적이 극명히 대조된다. 건설 자재비와 주택 원가율 상승 부담으로 선별 수주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연내 순위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시평 상위 10위권 건설사 중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가장 많은 기업은 포스코이앤씨로 집계됐다. 포스코이앤씨는 15개 사업지, 4조3158억 원 규모를 수주해 2022년 수주액인 4조5892억 원의 94%를 확보했다.
2위는 GS건설로 5개 사업지, 1조9220억 원의 일감을 수주했다. 이는 6조3492억 원을 수주했던 작년과 비교하면 70% 가량 감소한 규모다.
현대건설은 5개 사업지, 1조8828억 원을 수주해 3위에 올랐다. 작년 9조3575억 원의 수주고로 직전 업계 최고 실적(8조100억 원, GS건설)을 경신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8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3개 사업지·1조4130억 원을 확보했고, DL이앤씨가 4개 사업지·1조1824억 원을, 대우건설이 3개 사업지·1조1154억 원의 수주고를 올려 차례로 4~6위에 올랐다.
이어 SK에코플랜트(9083억 원), 현대엔지니어링(6290억 원), 롯데건설(5173억 원), HDC현대산업개발(1794억 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 수주 곳간을 가장 많이 채운 포스코이앤씨는 작년과 비교해 순위가 4계단 상승했다. 수주 총액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지만, 업계 전반의 선별 수주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1위에 올랐다.
여기에 지난해 전체 수주액의 65.6%(3조111억 원)를 차지했던 리모델링 위주의 수주 포트폴리오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으로 발판을 넓힌 점도 주효했다. 올해 포스코이앤씨는 전체 15개 사업지 중 재건축·재개발로만 9곳, 2조3654억 원 규모를 수주했다.
반면 올해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해 '공치는 것 아니냐'란 우려가 나왔던 HDC현대산업개발은 10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삼성아파트 재건축 사업 1건을 수주하며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한편 시평 10위권 건설사들의 도시정비 실적은 큰 폭의 변동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 자재비 인상, 고금리로 주택 원가율이 90%에 이르자 건설사들이 보수적으로 입찰에 나서며 수익성 개선에 고삐를 죄고 있기 때문이다. 연내 여의도 공작아파트, 노량진 1구역 등 주요 사업지 입찰이 남아있지만 각각 대우건설, 삼성물산·GS건설 등을 제외하고는 적극적 입찰 검토를 하지 않는 상황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처럼 고금리, 자재비 인상에 따른 공사비 우상향 기조가 계속되면 마진을 떠나서 적자 현장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올해 다들 선별 주수, 선별 수주하면서 옥석을 고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