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금융교육 목표는 실생활에 도움주는 것” [금융 문맹률 낮추자⑨]

입력 2023-12-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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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12-20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우리은행 브랜드전략부 이기정 과장ㆍ이혜린 계장 인터뷰

‘금융문맹(financial illiteracy)’. 금융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을 글자를 모르는 문맹에 빗댄 말이다. 2023년 현재 국내 금융 소비자 대다수는 금융문맹 상태다. 금융 지식이 생존의 필수 요소라는 것은 십수 년 전부터 수없이 강조돼 왔다. 저축은행 후순위 사태, 신용카드 대란, 라임 펀드 등 대규모 소비자 피해로 필요성을 직접 체험했다. 하지만 금융에 대한 기초 지식조차 없거나 수준이 낮은 ‘돈맹(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함)’ 상태는 여전히 세대 이전되고 있다. 이들이 자칫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경우 국가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본지는 한국 금융교육의 실태와 문제점을 짚고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의 노력을 소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 시리즈를 싣는다.

▲이기정(오른쪽) 우리은행 브랜드전략부 과장과 이혜린 우리은행 브랜드전략부 계장이 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이기정(오른쪽) 우리은행 브랜드전략부 과장과 이혜린 우리은행 브랜드전략부 계장이 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코로나19 전에 우리은행 은행사박물관에서 금융교육을 두 번 들었던 친구가 있었어요. 첫 번째 왔을 때 만들었던 저금통에 돈을 가득 모았는데, 집에서 가까운 다른 은행에 저축하자는 부모님 말씀에도 반드시 우리은행으로 가야 한다고 얘기했다더라고요. 그때가 초등학교 4~5학년쯤이었을 테니 지금쯤 고등학생이 됐겠죠?”

20일 본지와 만난 우리은행 브랜드전략부의 이기정 과장, 이혜린 계장은 “금융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연속성”이라며 이 같은 일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기정 과장은 학예연구사로, 우리은행 은행사박물관에서 아동ㆍ청소년 대상 박물관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이혜린 계장은 우리은행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기획ㆍ관리하는 실무자다.

우리은행은 대면보다 비대면 교육에 더 힘쓰고 있다. 오프라인보다 더 많고 다양한 이들에게 금융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우리은행에서 진행한 금융교육 프로그램 4개 중 ‘우리(WOORI) 경제 홈스쿨’과 ‘렛츠고! 은행 탐험’ 모두 온라인에서 진행됐다. 두 교육을 받은 아동·청소년은 올 한 해 1146명이다. 대면 교육을 받은 471명의 2배가 넘는다.

▲이기정 우리은행 브랜드전략부 과장이 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이기정 우리은행 브랜드전략부 과장이 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이 과장은 “오프라인으로만 금융교육을 진행하던 코로나19 이전에는 박물관 근처에 있는 기관에서 주로 방문했지만, 박물관 휴관으로 온라인 교육이 시작되면서 참여 기관이 전국단위로 확대됐다”며 “거리·비용 문제로 참여하지 못했던 교육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어서 좋다는 선생님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올해 진행한 ‘우리경제 홈스쿨’은 수도권보다 비수도권 참여율이 높았다. 6월에 30개 기관을 모집했는데, 3분의 2 이상이 대구ㆍ광주ㆍ부산 등 비수도권 지역의 아동ㆍ돌봄센터였다.

‘온라인 교육’이라고 하면, ‘아이들의 집중력이나 참여도가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따라오곤 한다. 하지만, 실무자들은 “활동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상호작용이 가능해 참여도와 집중도 모두 높다”고 입을 모았다. 이 과장은 “‘렛츠고! 은행 탐험’ 교육은 부모님과 함께 집에서 활동지를 바탕으로 수업하다 보니 집중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적다”며 “퀴즈를 다 풀면 하트를 누르는 등의 상호작용도 가능하고, 퀴즈 정답을 맞힌 뒤 추가적인 질의응답이 오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온라인에서 아동·청소년들이 재미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 과장은 “‘너무 재미있었고, 다음에 또 올래요’라고 써 놓은 메타버스 방명록을 보면 뿌듯해진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코로나19 당시 박물관 휴관으로 중단했던 대면 교육을 올해부터 재개했다. 앞으로는 은행업무와 경제 역사 등에 대한 교육을 온ㆍ오프라인 ‘투트랙’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혜린 우리은행 브랜드전략부 계장이 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이혜린 우리은행 브랜드전략부 계장이 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이 과장과 이 계장은 한 번 제공한 금융교육이 일상 속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 가장 보람차다고 말했다. 이 계장은 “지역아동센터에는 용돈 기입장을 한 번도 작성해보지 못한 친구들이 종종 있다”며 “‘WOORI 경제 홈스쿨’ 교육은 끝났지만, 센터 선생님들이 용돈 기입장을 아이들에게 더 나눠줘서 계속 쓰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교육이) 잘 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기정(왼쪽) 우리은행 브랜드전략부 과장과 이혜린 우리은행 브랜드전략부 계장이 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이기정(왼쪽) 우리은행 브랜드전략부 과장과 이혜린 우리은행 브랜드전략부 계장이 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실생활에 계속 도움이 되는 것.” 두 사람이 생각하는 금융교육이 갖춰야 할 요건이다. 이 계장은 “최근 특히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고, 자립준비청년 등 당장 금융지식이 필요한 친구들이 지식이 부족해 경제적,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케이스가 많다”며 “사회초년생ㆍ아동ㆍ청소년ㆍ고령자 등 어느 계층이든 일회성에 그치는 게 아니라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교육을 하는 것이 내년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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