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사실상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의 주 소비층인 고령층 비중이 점점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관련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식품업계도 건기식 사업을 사업 다각화 전략·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잇달아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7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2022억 원으로 추산된다. 2019년 4조8936억 원과 비교하면 약 27% 성장했다. 2030년에는 25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기식의 주 소비층인 노인 인구는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898만 명인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2072년 1727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식품업계도 높아지는 건기식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관련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12월 ‘관절에쎈크릴’을 출시하는 등 제품군을 확대하며 건기식 사업 강화에 드라이브 걸고 있다.
앞서 농심은 2020년 라이필 더마 콜라겐을 출시하며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유산균, 오메가3, 락토페린 등 제품을 늘리며 라이필을 종합건강기능 식품 브랜드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 건기식 전 제품을 주문자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위탁 제조하는 만큼 자체 생산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M&A)도 고려 중이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이미 작년부터 “건기식 등을 고도화해 육성하고, 사업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주문해왔다. 브랜드 출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매출은 850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hy(옛 한국아쿠르트)도 ‘영양제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건기식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y는 지난해 10월 비대면 의료 플랫폼 닥터나우와 맞춤형 영양제 구독 서비스 ‘닥터잇츠’를 론칭했다. 닥터잇츠는 의사와 건강 상담을 통해 개인에게 알맞은 영양제를 추천하는 서비스다.
hy는 전문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브이푸드 케어’ 라인업을 늘리고 기존 발효유도 건기식으로 인정받는 등 건기식 사업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1년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야쿠르트 라이트’를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았다. 작년 2월 출시한 건기식 ‘스트레스케어 쉼’과 8월 출시한 ‘수면케어 쉼’ 2개 제품의 누적 판매량은 출시 6개월 만에 2000만 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hy의 건기식 사업 매출액(야쿠르트, 쉼 등 발효유 타입 제외)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1년 623억 원, 2022년 638억 원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올해 건기식 부문 매출은 65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CJ그룹도 계열사 CJ웰케어를 앞세워 건기식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021년 그룹의 4대 성장 엔진으로 ‘웰니스(건강한 삶)’를 제시한 후, CJ제일제당 내 건강사업부에서 분할해 CJ웰케어가 별도 법인으로 설립했다.
2022년 12월엔 박성선 종근당건강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박 대표는 종근당건강 출신으로 종근당건강을 국내 건기식 시장 2위에 오르게 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CJ웰케어 매출은 지난해 약 834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전년보다 20% 성장한 매출 1000억 원을 기대하고 있다.
CJ웰케어는 올 하반기 안티에이징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 신제품을 출시하며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이너뷰티 브랜드 이너비 신제품 ‘이너비 글루타치온 골드’를 출시하며 라인업을 강화했다. 현재 CJ제일제당 자사몰에서 판매 중인 이너비 제품은 총 7종이다. 이너비는 올해 12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신장했다. 올 하반기에는 ‘한뿌리 흑삼진 녹용스틱’·‘석류콜라겐 젤리’ 등 제품도 출시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건강을 위한 제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에 건기식 사업의 중요도는 높아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시장의 파이도 점점 커져, 관련 업계에서 건기식 사업을 더 키워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