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계 외화채권이 역대 최대 규모의 연간 발행액을 기록했다. 이 증가세가 내년에도 이어져 한국계 외화채권이 아시아 외화채 발행의 최대 공급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28일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2024년 한국계 외화채권 발행시장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한국계 외화채권 발행 규모는 19일 기준 53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484억 달러) 대비 10%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연간 발행액이기도 하다.
다만 만기 도래분을 감안한 순발행 규모는 129억 달러로 전년(144억 원) 대비 감소했다. 월별로는 시장 불안과 금리 인상에 대비한 선제적 발행 수요로 1월에 가장 많이 조달(101억 달러)했고, 이후에는 외화채 시장 여건에 따라 시기별로 차별화됐다.
발행 주체별로 보면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자금 조달 규모가 전년 대비 각각 23%, 96% 증가하며 발행을 주도했다. 주체별 비중은 국책은행 41%, 공기업 22%, 시중은행 14%, 민간기업 17%, 민간 금융회사 5% 등의 순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사상 최초로 엔화표시 사무라이채권(700억엔)을 9월 발행한 점도 특징이다.
발행 통화는 달러가 74%로 가장 많았지만, 발행 비중은 전년 대비 2%p(포인트) 감소했다. 달러화 표시 채권발행 비중은 2021년 풍부한 달러 유동성과 크레딧 스프레드 축소 등으로 최고점(78%)에 달한 후 축소 중이다.
발행 가산금리는 국책은행 5년 만기 달러채 기준 연초 벤치마크 금리 대비 120bp(1bp=0.01%포인트)에서 하반기 들어 75bp로 축소됐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시장 불안이 증폭된 3월 163bp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이후 하락 추세로 전환했다.
내년 한국계 외화채권 만기도래액은 418억 달러로 올해 401억 원보다 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월별로는 △6월(64억 달러) △1월(59억 달러) △10월(52억 달러) △4월(41억 달러) 순이다.
10월에는 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의 만기 이외에도 기업은행, 신한은행, LG화학 등 다양한 발행 주체들의 만기가 도래 예정돼있다. 또 내년 만기도래 채권 규모가 큰 우량 신용등급의 국책은행과 민간기업은 연초부터 발행에 적극적일 전망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주혜원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과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자본시장부장은 “내년 글로벌 외화 조달시장은 국채금리 하락 전망에 따라 비교적 우호적인 발행 여건이 예상된다”면서도 “발행 가산금리(스프레드)의 추가 축소 여지는 제한적이며 경기 둔화 리스크 등으로 인한 불안 요인도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한국계 외화채권 발행이 증가세를 유지하며 아시아 외화채 발행의 최대 공급처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