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집주인 대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변제해야 하는 전세 보증사고액이 지난해 4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세사기와 빌라 역전세 여파로 사고액이 1년 새 4배 가까이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6일 HUG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액은 4조3347억 원, 사고 건수는 1만9350건이다. 이는 2022년(1조1726억 원)보다 3.7배 많은 수준으로, 당초 HUG가 예상한 연간 보증사고액 3조8000억 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2022∼2023년 2년간 전세 보증사고액은 5조5000억 원 규모다. HUG는 보증사고액이 2025년까지 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세금 반환 요청을 받은 HUG가 지난해 세입자에게 내어준 돈(대위변제액)은 3조5540억 원이다. 모두 1만638가구가 HUG에서 보증금을 돌려받았다.
HUG 대위변제액은 2018년 583억 원이었으나, 2019년 2837억 원, 2020년 4415억 원, 2021년 5041억 원, 2022년 9241억 원으로 급증했다. 5년 새 61배 불어났다.
전세 보증사고가 급증해 전세 보증보험 가입이 중단될 위기까지 몰리자, 국회에서는 지난해 HUG 보증 한도를 늘리고 자본을 확충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개정 주택 도시기금법에 따라 HUG의 법정 자본금은 기존 5조 원에서 10조 원으로 늘어나고, 자기자본의 70배인 보증 한도는 90배까지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