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여파'…서울 빌라 전세가율 1년 새 80%→60%대로

입력 2024-01-2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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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빌라 밀집 지역. (연합뉴스)
▲서울의 한 빌라 밀집 지역. (연합뉴스)

서울 빌라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1년 만에 80% 수준에서 60%대로 떨어졌다. 전세 사기 여파로 전세 기피 경향이 강해진 데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요건이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임대차 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작년 12월 서울지역 연립·다세대(빌리)의 전세가율은 평균 68.5%다. 1년 전인 2022년 12월 78.6%에서 10.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부동산원이 지난해 8월 전세가율을 공개한 이후 최저치다.

서울 빌라 전세가율은 2022년 8월(81.2%)과 9월(82%) 두 달 연속 80%를 웃돌았고 12월부터 다음해 7월까지 8개월 연속 하락했다.

통상 전세가율이 80% 이상이면 집을 팔아도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수 있어 '깡통전세'로 분류한다. 전세 사기가 발생한 경우는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높을 때도 많다.

지난달 서울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관악구로 76.3%를 기록했다. 이어 강동구(75.4%), 강북구(74.3%) 순이다. 용산구(50.9%)와 강남구(59.1%), 서초구(60.8%)는 낮은 편이다.

경기지역의 빌라 전세가율은 2022년 12월 82.9%에서 지난해 12월 69.4%로 13.5%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인천은 87.1%에서 76.7%로 10.4% 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80%에 가깝다.

전국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 안양 만안구(83.2%)와 인천 미추홀구(87%), 대전 대덕구(83.4%), 전남 광양(92%), 경북 구미(85.2%) 등 5곳은 전세가율이 80%를 웃돈다.

수도권 빌라 전세가율 하락은 전세 사기 여파로 해석된다. 전세 사기 우려로 빌라 전세 대신 월세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셋값이 떨어진 것이다.

부동산원의 전국 연립·다세대 전세가격 지수는 2022년 12월 100.8에서 지난해 12월 98.3으로 2.5% 하락했다. 반면 연립·다세대 월세 가격지수는 101.1에서 101.9로 0.8% 상승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거품이 있던 가격이 되돌림 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 보증보험 가입 요건이 강화돼 보증보험 가입을 위해 전세금을 낮춰야 하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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