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올해 사모펀드가 소유한 가맹본부(본사)의 가맹점사업주(가맹점주) 갑질에 대한 직권조사를 예고했다. 대상 업체로 bhc, 버거킹, 투썸플레이스(투썸) 등이 꼽히는데, 최근 맘스터치가 가맹점 갑질로 과징금을 받자 업계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올해 프랜차이즈 본사의 가맹점 착취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 볼 방침이다. 특히 사모펀드가 소유한 프랜차이즈에는 직권조사까지 예고했다. 공정위 사건 조사는 신고와 직권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통상 직권조사는 법위반 행위가 중대하거나 사회적 영향력이 크다고 판단하는 사건을 대상으로 한다.
사모펀드가 소유한 프랜차이즈는 bhc와 버거킹이 대표적이다. 두 업체 모두 작년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맹점 갑질 논란이 제기됐다. MBK파트너스가 소유한 bhc의 경우 2022년 7월 치킨 가맹점의 필수품목인 해바라기유 공급가를 한번에 61%나 올리면서 점주들과 갈등을 빚었다. 비판이 계속되자, 같은 달 다시 공급가를 낮췄다. bhc는 지난해 국감에서도 점주가 부담하는 2020년 평균 차액 가맹금 지급비율이 다른 주요 치킨 업체보다 높아 지적을 받았다. bhc의 지급비율은 18%로, 경쟁 3사의 평균 지급비율(9%)의 두배다.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소유한 버거킹 또한 작년 국감에서 가맹점 갑질과 수수료 문제가 불거졌다. ‘글로벌 버거킹’은 미국에서 로열티와 광고비를 합쳐 점주로부터 8.5% 수수료를 가져가는 반면, ‘한국 버거킹’만 물류 마진과 배송비를 합쳐 17.8%의 수수료를 떼어가는 것으로 드러났다. 카카오톡선물하기(카톡선물) 프로모션도 가맹점을 등한시한 사례다. 카톡선물로 와퍼를 5400원에 팔면, 가맹점은 1개당 279원 적자라는 지적이 나왔다.
투썸도 사모펀드에 팔리면서 가맹점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CJ푸드빌 소유였던 투썸은 2019년 앵커에커티스에서 2021년 칼라일그룹으로 사모펀드 주인만 두 번 바뀌었다. 투썸가맹점대표자협의회(협의회)·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는 작년 9월 본사를 공정위에 신고했다. 본사가 물류비를 과도하게 점주에게 전가하고 시중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원부자재를 강제구매토록 한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는 사모펀드가 소유한 가맹본부의 경우 단기간 수익창출을 위해 가맹점주에 각종 비용을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에 점주가 본사에 주문해야 하는 필수품목이 과도하지 않았는지, 판촉행사 진행 시 점주 동의를 받았는지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가 직권조사 칼을 빼들자, 업계는 가맹점 달래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bhc는 최근 ‘자율분쟁조정협의회’를 설립해 상생 강화에 했다. 이 협의회는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이나 이해관계 대립을 조정하는 내부기구다. bhc는 위원장으로 외부 전문가인 이수동 국민대 명예교수를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