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첫 번째 대규모 반도체 보조금 선정...삼성, 후순위로 밀리나

입력 2024-02-20 16:08 수정 2024-02-2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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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파운드리스에 15억 달러 지급 결정
인텔과도 100억 달러 지원 놓고 협의 중
미국 기업들 먼저 선정될 듯
대만 TSMC, 보조금 불확실성에 공장 확충 미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자국 반도체 제조 활성화를 위해 기획했던 보조금 프로그램의 대규모 지급 대상을 처음으로 선정했다. 예상대로 미국 기업을 선정함에 따라 삼성전자 등 외국 기업은 후순위로 밀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는 반도체 제조업체 글로벌파운드리스에 15억 달러(약 2조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두 개 업체만이 소규모로 지원금을 받았는데 대규모 지원이 확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정부는 추가로 16억 달러의 연방 대출도 제공하기로 했다. 정부 지원을 받은 글로벌파운드리스는 기존 시설 확장과 함께 이달 초 맺었던 제너럴모터스(GM)의 자동차용 칩 생산 계약 이행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 전기자동차와 전력망, 5G·6G 스마트폰에 필요한 반도체를 생산하는 미국 최초의 시설을 세우는데 보조금을 사용할 전망이다. 일련의 투자를 거쳐 글로벌파운드리스의 생산 능력은 향후 10년 내로 3배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지원은 주요 자동차 공급업체와 제조업체를 위한 안정적인 칩 공급을 확보하고 공급망 문제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오늘의 발표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조금 지원을 주도한 척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은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정부 자금을 통해 미국에 12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9000개의 건설 일자리와 1500개의 영구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파운드리스 공장이 보인다. 뉴욕(미국)/AP뉴시스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파운드리스 공장이 보인다. 뉴욕(미국)/AP뉴시스

바이든 정부는 2022년 자국 내 반도체 제조를 장려하는 반도체법(일명 칩스법)을 발효했다. 중국 내 생산을 억지하는 목적을 가진 이 법은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해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보조금 390억 달러와 상무부가 제공하는 연구개발비 110억 달러 등 5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할당됐다. 이후 미국에서만 35개 넘는 기업이 반도체 제조에 2000억 달러 넘는 투자를 약속했고 한국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보조금을 받기 위해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이 자국 기업을 먼저 챙길 것으로 보이면서 외국 기업들의 순서는 다소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파운드리스 지원 소식이 있기 며칠 전에도 바이든 정부가 인텔과 보조금 지급을 놓고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정부가 인텔에 100억 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며 “보상 패키지에는 대출과 직접 보조금이 모두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과 함께 보조금을 받으려는 대만 TSMC는 바이든 정부의 지원 불확실성으로 미국 제조 시설 확장 계획을 연기했다. 애리조나 1공장에서의 첫 반도체 제조를 올해에서 2025년으로 연기했고 2공장도 2027년이나 2028년까지 제조하지 않기로 했다

류더인 TSMC 회장은 인베스터 콜에서 “애리조나 공장의 진전은 부분적으로 미국 정부가 얼마나 많은 보조금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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