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걷거나 달리기를 한 이후에는 발바닥에 통증이 느껴져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하지만 불편함을 참고 운동을 계속하다가는 질병을 얻을 수 있다. 발바닥 통증은 근육뿐 아니라 뼈와 신경계까지 연관된 다양한 질환의 징후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있을 정도로 통증이 강해진다면 조기에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발바닥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는 ‘족저근막염’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족저근막염은 발가락부터 발뒤꿈치까지 발바닥에 아치형으로 붙어있는 ‘족저근막’에 자극이 지속되면서 퇴행성·염증성 변화가 생겨 발병한다. 족저근막 자극은 선천적인 이상으로도 발생할 수 있지만, 보통은 발을 무리하게 사용해 생긴다.
족저근막염은 통증의 양상이 유사한 다른 질환과 혼동하기 쉽다. 특히, 중년 여성은 종골(발꿈치뼈)의 피로골절이나 발바닥 지방 패드 위축증과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 진찰과 문진만으로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사례가 많아, 필요에 따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해야한다.
엄지발가락과 발바닥이 만나는 부분에 통증이 있을 때는 ‘무지외반증’을 의심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유전적인 요인이나 후천적 요인 모두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불편한 신발을 착용하면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어지면서 통증이 심화한다. 엄지발가락을 잡고 있는 안쪽과 바깥쪽의 힘줄과 인대의 균형이 깨지면 변형이 시작되는데, 한 번 발병하면 계속 진행된다.
걸을 때마다 엄지발가락 아래쪽이 아프고, 평상시에도 많이 부어 보인다면 ‘종자골염’일 가능성이 있다. 이는 발의 아치가 심하거나 무리한 운동, 높은 구두 등이 원인이 된다. 발을 디딜 때 힘을 가장 많이 받는 부위가 ‘종자골’인데, 발의 아치가 심하면 종자골이 받는 압력이 더 심해져 통증과 부종이 증가한다.
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발바닥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발바닥에서 세 번째와 네 번째 발가락 사이, 또는 두 번째와 세 번째 발가락 사이에는 신경이 만나는 지점이 있다. 이 부위의 신경이 지속적인 자극으로 두꺼워지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상태를 ‘지간신경종’이라고 한다. 발바닥이 눌리거나, 앞으로 디딜 때 신경이 눌리면서 아프고 저린 증상이 발생한다.
발바닥 통증이 지속되면, 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덕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처음에는 발을 최근에 혹사해서 무리가 온 건지 확인하기 위해 통증 발생 후 며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라며 “발바닥에서도 구체적으로 어느 위치에 통증이 발생하는지 구분해 각각의 케이스에 적합한 보존 치료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휴식과 생활 습관 교정을 먼저 시도한 이후 약물, 주사, 체외충격파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약물, 주사, 체외충격파 치료는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라며 치료 방법을 신중히 택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당뇨병, 통풍, 혈관 질환, 신경 계통 질환 등 다른 이유 때문이라면 발바닥 통증에 대한 보존 치료를 해도 소용이 없다”라며 전신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