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해외자원개발 최적기'인 올해 안에 일정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특단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정부와 한국석유공사, 외신 등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스위스 석유회사 아닥스 회사 자체나 이 회상의 생산 자산 인수를 위해 최근 사전 협의에 나섰다.
아닥스사는 서아프리카와 이라크 쿠르드 지역에서 석유탐사 및 생산을 벌이는 회사로, 이 회사의 주식은 영국 런던과 캐나다 토론토 증시에 동 상장돼 있고 시가총액은 31억 파운드(약6조4000억원) 규모다.
석유공사 외에도 중국 기업들이 대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 시노펙이 아닥스측에 인수금액으로 79억2000만 달러(약 10조원)를 제시해 입찰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석유공사가 아닥스와 관심을 갖고 M&A를 추진했으나 중국 시노펙의 막대한 실탄(자금력)을 앞세운 물량공세에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 관계자는 "사전협의 여부 등 아닥스와 관련된 어떠한 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해외자원개발 M&A를 추진하다가 중국의 물량공세로 고전하거나 고배를 마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호주 10위권 광물업체인 팬오스트 지분 인수전에서 중국의 GRAM(광둥라이징애셋매니지먼트)에게 고배를 마셨다. 광물자원공사는 5000만달러를 투자해 11%의 지분을 확보하려고 했으나 막판에 중국이 2배 이상의 금액을 제시해 경쟁에서 밀렸다.
이에 앞서 올해 초 호주 태즈매니아 로즈베리광산 인수전에서도 중국은 파격적인 인수가를 제시해 한국을 따돌렸다.
광물자원공사는 약 8000만달러를 투자해, 광산 인수를 추진했지만 중국 업체는 16억달러를 제시해 회사 자체를 인수해버렸다.
중국과의 자원확보 경쟁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중국과 일본은 리튬의 확보를 위해 세계 최대의 리튬 매장지인 볼리비아 남서부 광산을 놓고 치열한 자원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급격히 하락하면서 이처럼 해외자원개발 기업에 대한 지분 인수 기회가 계속 다가오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번번히 '중국의 벽'에 부딪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월등한 외환보유액(달러)과 정부의 적극적 지원에 힘입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금액을 써 내고 있다"며 "인수금액으로는 중국의 상대가 안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중국은 2조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액 중 30~50% 가량을 해외 M&A를 위해 사용할 계획이여서 실탄이 충분한데다가 금융권 등의 전방위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물량공세로 인해 호주 등 그동안 민족주의 성향을 드러내지 않던 국가들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러한 분위기를 활용해 자금력으로는 승부가 되지 않는 만큼 '과도하게 중국에 의존하는 것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등 '당위성' 논리로 설득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틈새 시장 공략과 함께 보다 높은 리스크를 감안해 M&A 공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기업과의 M&A가 거의 성사됐지만 막판에 중국의 견제로 인한 M&A 실패가 잇따르면서 보안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최근 잇따라 중국의 견제를 받으면서 보안에 대해 강조를 많이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보가 새어나갈 경우 결국 인수금액만 높아져 국내 기업들에게 경영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