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RA쇼 직접 참가...“현지시장 철저히 조사후 운영”
차우철 대표이사가 이끄는 롯데GRS의 외식 브랜드 ‘롯데리아’를 앞세워 햄버거의 본고장 미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 국내 버거 시장이 미국 버거 브랜드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리아는 한국 토종 버거를 앞세워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업계는 취임 이후 흑자 전환을 이룬 차 대표의 과감한 리더십이 ‘아메리칸 드림’으로 성과를 낼지 주목하고 있다.
10일 식품·외식업계에 따르면 롯데GRS는 이르면 내년에 ‘롯데리아 미국 1호 매장’을 열기 위해 자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롯데GRS는 작년 10월 미국 사업 법인인 ‘롯데GRS USA’를 설립했다. 이후 올해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시에 ‘롯데리아USA’ 법인을 설립, 1호점 개점 준비에 돌입했다. 현지 점포는 마스터 프랜차이즈(MF) 방식 대신 ‘직영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롯데GRS는 지난달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외식 박람회 ‘NRA쇼’(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 Show, NRA쇼)에 2년 연속 참가, 미국 소비자들에 롯데리아와 K버거 알리기에 공을 들였다. 박람회에서 롯데GRS는 롯데리아 매장에 적용한 주방 자동화 로봇 ‘알파그릴’을 활용한 버거 메뉴를 선보였다. 또 대표 메뉴인 ‘불고기버거’와 ‘전주비빔라이스버거’ 2종을 비롯해 양념에 재운 불고기를 버거에 접목한 ‘리얼불고기버거’까지 총 2000인분을 준비해 화제를 모았다.
롯데GRS가 의욕적으로 미국 시장 진출에 나선 것은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버거 시장 상황 때문이다. 한국 토종 버거 ‘맘스터치’가 국내에서만 점포를 1420개까지 늘리며 승승장구 하는 가운데 미국 3대 버거로 통하는 ‘쉐이크쉑’, ‘파이브가이즈’ 등이 앞다퉈 상륙하며 한국 버거 시장의 재편을 노리고 있다. 롯데리아도 현재 전국에 약 1300개 매장을 보유한 터라, 국내에서 더는 성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롯데리아는 해외 시장을 확대해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그동안 동남아 시장에 집중했던 롯데GRS는 전 세계적인 K콘텐츠의 인기에 비례해 K버거야말로 이제 미국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크다.
롯데리아의 미국 진출은 차우철 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2020년 11월 롯데GRS 수장에 오른 차 대표는 점포 효율화 작업 등 체질 개선에 집중, 회사를 일으켜 세웠다는 평가다. 팬데믹 기간 소비침체 여파로 롯데GRS는 2020년 19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후 구원투수로 차 대표가 나서면서 롯데GRS의 실적은 빠르게 회복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9242억 원, 영업이익 2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12% 증가했다. 성과를 인정받은 차 대표는 2024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직급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차 대표는 최근 열린 미국 NRA쇼에도 직접 참석해 회사 관계자를 격려하는 등 현지 시장 진출에 매우 의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