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로 6.5조 벌었다… 삼성전자, 하반기도 HBM으로 난다

입력 2024-07-31 18:07 수정 2024-07-3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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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서버용 수요강세 힘입어
TSMC 매출 2년 만에 앞질러
HBM 경쟁력 강화… 생산력 확충
스마트폰 등 DX부문 실적 주춤
노조파업이 변수… 지속 협의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반도체 사업에서만 6조 원 넘게 벌어들였다. 반도체 호황기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성능·고용량 D램 판매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지난해 적자에 시달리던 반도체 사업이 정상화를 넘어 삼성전자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31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부문별 실적을 보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매출 28조5600억 원, 영업이익 6조45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조8300억 원, 10조8100억 원 늘었다. 특히 반도체 사업은 전체 영업이익의 61.7%를 차지했다. 매출의 경우 2022년 2분기 이후 2년 만에 TSMC(약 28조5000억 원)를 추월했다.

반도체 실적 상승의 일등 공신은 지난 1분기부터 이어진 인공지능(AI) 발 업황 회복이다. 메모리는 생성형 AI 서버용 제품 수요 강세에 힘입어 시장 회복세가 지속됐다. 또 기업용 자체 서버 시장의 수요도 증가하며 지난 분기에 이어 DDR5와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품 수요가 지속 확대됐다.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 신제품용 시스템온칩(SoC)·이미지센서·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 제품 공급 증가로 실적이 개선돼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파운드리는 시황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5나노 이하 선단 공정 수주 확대로 전년 대비 AI와 고성능컴퓨팅(HPC) 분야 고객 수가 약 2배로 증가했다.

반도체와 함께 삼성전자 실적을 책임지는 스마트폰 사업은 다소 주춤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2분기 매출 42조700억 원, 영업이익 2조7200억 원을 기록했다. 1분기보다 각각 18%, 37% 감소한 규모다. 1분기에는 첫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선보이며 신제품 효과를 봤으나, 2분기 들어 그 효과가 줄었다. 다만 작년 2분기보다는 높은 매출을 기록했고 출하량도 더 많았다. 또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수익성 악화 요인이 있었음에도, 올해 상반기 두 자릿수 수익률을 유지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는 글로벌 대형 스포츠 이벤트 특수에 힘입어 선진 시장 성장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상승했다. 생활가전은 성수기에 접어든 에어컨 제품 매출 확대와 비스포크 AI 신제품 판매 호조로 실적 회복세가 지속됐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HBM 생산 능력 확충에 나선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이날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 생산능력을 늘려가고 있고, 올해 생산 및 고객 협의를 완료했다”며 “고객 협의 완료 물량은 전년 대비 4배 가까운 수준까지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올해 대비 2배 넘는 공급량 계획 중이고, 일부 고객사 요청물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고객사와 공급 협의 이어나가며 내년 추가 생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낸드의 경우 서버·PC·모바일 전 분야에 최적화된 쿼드레벨셀(QLC) SSD 라인업을 기반으로 고객 수요에 적기 대응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서버용 SSD 매출은 ASP 개선, 출하량 증가,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 등으로 하반기에도 가파른 실적 개선이 이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4배를 넘어서는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MX는 폴더블과 웨어러블 신제품 등 갤럭시 생태계 중심의 매출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VD는 대형화 트렌드가 이어지는 가운데, 네오 QLED와 OLED 등 주력 제품 판매를 중심으로 시장 성장세를 주도할 계획이다. 생활가전은 비스포크 AI 신제품 글로벌 판매 확대를 추진해 AI 가전 리더십을 강화한다. 또 시스템에어컨과 빌트인 등 기업 간 거래(B2B) 매출 확대를 바탕으로 사업 구조 개선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하반기 변수는 반도체 생산 차질을 목표로 하고 있는 노조의 파업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파업이 조기 종결될 수 있도록 노조와 지속적으로 소통과 협의를 하고 있다”며 “파업에도 고객 물량 대응에 전혀 문제가 없다. 노조 파업이 지속되더라도 경영과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적법한 범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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