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는 230% 폭증
6월 사직률 2.1%,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
#인사 분야에서 일하는 24세 아만다(가명)는 직장을 옮기면 급여가 3분의 1 이상 삭감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 직장과 직책에 만족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남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렇게 아만다처럼 미국에서 새 일자리를 찾기 힘든 고용환경과 함께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직도 퇴사도 못하고 현 직장에 눌러앉는 이른바 ‘갇힌 근로자(Stuck Workers)’가 늘고 있다고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갇힌 근로자란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고 말하지만 잠재적인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으로 현 직장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이들을 지칭한다.
기존에도 많은 미국인은 현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고 갇혀 있는 듯하다며 불평을 해왔지만 최근에 그 정도가 심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내 직장이 싫다’ 토론창에 글을 남긴 사람은 이달 현재 30만 명으로 2022년의 14만7000명에서 2년 동안 2배 이상 늘었다. “더는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돈 때문에 갇혀 있는 것 같다”, “직장을 그만두고 싶은데 돈이 없다” 등 괴로움을 호소하는 글이 넘쳐난다.
또 검색 분석 업체 글림프스에 따르면 구글에서 ‘직장에 갇혔다’는 검색어 관심도는 작년 1년 동안 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직장 퇴사’라는 검색어에 대한 관심도는 11% 감소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미국인들의 사직률이 지난달 2.1%로 축소, 직장을 그만두는 속도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가장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근로자들이 더욱 웅크리게 된 이유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 주요 배경이다. 글림프스에 따르면 경기침체라는 단어에 대한 구글 검색 관심도가 지난달 230% 폭등했고, 지난주에는 증시가 패닉에 빠지기도 했다. 경기침체에 빠지면 채용이 축소되는 것을 넘어 대규모 감원이나 구조조정이 단행된다.
많은 고용시장 전문가들도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기준금리 인하에 착수하더라도 고용둔화가 계속될 것으로 관측한다. 특히 블룸버그통신은 8일 미국 기업들이 그동안 고금리와 침체 징후 속에서도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인력 부족 사태로 쓴맛을 본 만큼 해고에 소극적이었지만, 최근 이러한 노력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용 축소ㆍ노동시간 단축을 넘어 조만간 감원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커리어마인스의 레이먼드 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많은 사람이 직장에 머물러 있는 이유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있는 자리에 머물려고 노력하며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