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형 인수·합병( M&A) 시장의 기상도는 장마철 날씨만큼 먹구름이 낀 상태다. 시장 전문가들은 침체한 M&A 시장을 깨우기 위해서는 ‘펀드 자금 출자 확대를 위한 정책 자금 지원’, ‘M&A 시 필요한 각종 신고 절차의 간소화’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15일 미국벤처캐피털협회(NVCA)에 따르면 지난해 VC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중 상장(IPO)을 통해 엑시트(투자금 회수) 한 사례가 40건(5%), M&A를 선택한 사례가 695건(95%)으로 M&A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반면, 한국벤처캐피털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상장이 62건(42%), M&A가 86건(58%)으로 비중이 작다. 강신형 충남대 경영학부 교수가 101명의 스타트업 창업자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창업자 중 91%가 M&A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정경수 삼일회계법인 M&A센터장은 “M&A와 관련한 정책자금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성장금융의 기업구조혁신펀드, 혁신성장펀드, 기타 중소·중견기업 M&A를 위한 펀드의 자금 출자가 확대되면 M&A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문호준 광장 변호사는 “M&A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업결합신고, 국가핵심기술 수출 승인·보고 기타 국가 기관에 보고하거나 신고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급적 간소화 하고 이슈가 없는 경우 신속히 처리될 수 있게 되면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트업 M&A 활성화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강신형 교수는 지난달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기업혁신을 위한 스타트업 M&A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한국 M&A 시장이 현재보다 2배 이상 커지지 않으면 (자금 회수에) 크게 문제가 될 수 있고, 벤처 ‘붐’이 아니라 ‘둠(doom, 파멸·종말)’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 해외기업의 경우 기술·인력 확보 및 시장점유력 확대를 위한 동종산업 M&A에 집중하는 반면, 중견기업의 경우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찾기 위한 이종산업 M&A에도 적극적”이라며 “중견기업이 스타트업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확대 등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