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은 자살을 막기 위해 정부 기관과 민간 단체에서는 국민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캠페인과 자살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오래전 자살에 실패한 자살시도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종교단체에서 진행하는 자살예방교육에 참가했었는데 교육 내용이 전혀 도움 되지 않았다고 한다.
생명은 소중하며, 자살은 신의 뜻을 거슬러 스스로를 죽이는 살인행위이자 악행이다, 자살을 하면 지옥에 가는 형벌을 받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사후세계가 어떨지 모르지만, 지금 현재의 삶이 지옥 못지않은데, 교육 내용에 오히려 반발심이 들었다고 한다.
이는 자살 시도자뿐 아니라 자살 유가족도 마찬가지이다. 자살로 세상을 떠난 자녀의 장례예배를 교회법을 근거로 거부한 교회도 있으며, 그로 인해 상처를 받아 신앙을 등진 자살 유가족의 사례도 있다.
오늘의 삶이 괴로운 이들에게 자살하게 되면 더 큰 형벌이 기다리고 있다는 논리는 자살을 예방하는 데 도움되지 않는다.
자살 시도자 중에는 100% 확신을 갖고 자살하려는 이들은 없다. 그들은 정말 죽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단지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서 자살을 시도했다고 한다. 자살의 원인을 단편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하지만 그들이 자살을 시도하며 던진 질문은 “이 힘든 세상을 도대체 왜 살아야 하느냐?”였다.
철학자 니체는 말했다. “왜 살아야지를 아는 사람은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자살 시도자들은 삶의 이유를 찾지 못했다.
신의 이름으로 그들을 정죄하기에 앞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살아야 하는가, 고통 속에서도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말해주고, 찾아주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삶의 이유를 알면 그들은 살 수 있다. 살릴 수 있다.
강원남 행복한죽음 웰다잉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