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안 된다" 재계, 사업 계획 수정·조기 인사 채비

입력 2024-10-1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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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사업 키워드 '위기관리'와 '내실'
사업 계획 보수적으로 수정
조기 인사 및 조직 개편으로 긴장감 불어 넣을 듯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 회장은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의 막내아들 아난트 암바니의 결혼식에 참석한 뒤 이날 귀국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이 회장은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의 막내아들 아난트 암바니의 결혼식에 참석한 뒤 이날 귀국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경영 환경 변화에 재계가 조기 인사와 조직 개편으로 전열 재정비에 나선다. 내년 사업 계획은 한층 더 보수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3고(高)'가 크게 꺾이지 않은 가운데, 미중 패권 경쟁 과열, 11월 미국 대선, 중동 확전 위기, 중국 경기 침체 장기화 등 불확실한 복합 악재가 쌓여 있다. 내년에는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1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재계는 내년 사업 계획 키워드를 '위기관리'와 '내실'로 잡았다. 경영 불확실성 속에서 무리하게 몸집을 불리기보다는 사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주력하겠다는 얘기다.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작년보다는 상반기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내년 역시 경영 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하고 사업 계획도 애초 계획보다 보수적으로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와 조직 개편도 예년보다 빠르게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불확실성에 선제 대응하고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 넣기 위해서다. 내실을 위해 임원 감축에 나설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마지막 주에 조기 인사를 단행했는데, 올해는 시기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은 올해 5월 전영현 DS부문장(대표이사)의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하는 등 수시 인사도 일상화됐다.

특히 지난 8일 3분기 잠정 실적 발표와 함께 이례적으로 전영현 부회장이 실적 부진과 사업 위기 상황에 대한 사과문을 게시하면서 올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에 큰 변화를 예고했다.

이미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부회장)과 인사를 총괄하는 주창훈 부사장 등이 반도체를 비롯해 부진한 사업에 대한 과감한 인사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천포럼 2024' 폐막 세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천포럼 2024' 폐막 세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SK그룹은 이달 말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이 모인 가운데 CEO 세미나를 개최한다. 통상 SK그룹은 CEO 세미나가 끝나면 연말 인사 작업에 착수해 12월 첫째 주 발표했다. 올해는 예년보다 1주일 이상 앞당겨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 역시 올해 SK스퀘어, SK에코플랜드 등 대표이사의 비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과 SK는 실적과 조직 분위기 등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인사를 늦출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수시 인사도 일상화된 상황에서 연말 인사가 결정되면 시점에 상관없이 바로 발표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달 27일 지주회사 격인 ㈜한화를 비롯해 총 계열사 14개사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한화는 통상 임원인사를 10월에 단행했지만, 올해는 글로벌 경영환경 급변에 대응하기 위해 시기를 한 달가량 앞당겼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내년 경기는 업종과 개별 기업에 따라 희비가 다소 차이를 보이겠지만 세계 경기 침체와 전쟁 등 외부 요인으로 기업들의 위기감은 높아졌다"며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젊은 인재들을 전진 배치하는 인적 쇄신 등을 통해 조직의 변화를 꾀하고 글로벌 인재를 적극 영입하려는 인재 전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들은 미래에 기업을 먹여 살릴 신(新)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는 지속할 계획이다. 위기를 또 다른 기회로 삼아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는 적극 투자해야 한다는 데 기업들은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오일선 소장은 "기업들은 내년에 내실을 다지면서도 미래 먹거리에 대해선 공격적인 경영으로 업계를 선도하려는 경향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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