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내각 구성 후 정책 윤곽 드러나기 전까지 박스권”
관세 정책 불확실ㆍ낮아진 기업이익 전망ㆍ한미 금리 역전 고착화 가능성
지수 상하단이 제한된 박스권 흐름이 하반기 들어 굳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과 맞물린 여러 정책 불확실성이 내년 지수 움직임을 더 가둘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의 월별 고가와 저가간 차이를 나타내는 변동폭은 11월 55.91포인트로 3개월 연속 줄었다. 올 8월 407.15포인트를 기록했던 코스피 변동폭은 9월 204.29포인트로 대폭 줄어든 뒤 계속 감소해 10월에는 82.96포인트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미국의 대선 결과로 박스권 진입 시계가 빨라졌다고 본다. 미 대선 이후 관세 정책 불확실성, 원·달러 환율 상승, 낮아진 기업 이익 전망,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으로 내년 상반기 박스권 흐름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초 트럼프 2기 내각 구성 후 실제 정책 윤곽이 드러나기 전까지 국내 증시는 관련 불확실성으로 박스권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내년 1분기까지 코스피는 박스권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 실적에 대한 눈높이 조정이 필요해 보여 마무리될 때까진 조심스러운 접근을 권한다”고 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관세 부과 시나리오에 따라 한국의 총 수출액은 53억~448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넘나들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의 공약인 대규모 감세와 관세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서 달러가 장기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과거 트럼프 1기 당시 2018년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부과가 시작되고, 미국과 글로벌 성장이 둔화하며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이는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고, 남은 트럼프 재임 기간 오름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 외국인은 11월 들어서도 코스피 시장에서 1000억 원 이상 팔아치우며, 8월부터 4개월 연속 순매도세를 보인다. 이 기간 순매도 금액만 15조 원을 웃돈다.
트럼프의 재선으로 금리인하 사이클이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지수를 가두는 요인이다. 이날부터 시작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무난히 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것으로 보이지만, 소득세 감세와 관세 부과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며 재정적자를 확대해 연준의 금리인하 결정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와 감세를 앞세운 트럼프 정책은 미국 물가와 금리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해 팬데믹 때 역전된 한미 금리가 재역전되지 않고 역전이 고착화될 가능성을 높인다”며 “때에 따라서는 금리 차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