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정ㆍ유네스코ㆍWHO 초긴장…트럼프 국제기구 또 탈퇴하나

입력 2024-11-1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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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기 당시 ‘파리기후협정’ 탈퇴
“유엔 무용론” 앞세워 유네스코 등져
WHO는 코로나 대응 비난하며 탈퇴
바이든 재가입한 국제기구 탈퇴 기조
WTO는 탈퇴 대신 일방적으로 ‘무시’

(사진=AFP연합 / 그래픽=이투데이)
(사진=AFP연합 / 그래픽=이투데이)

약 4년 전인 2021년 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파리기후협정(파리협정)에 ‘재가입’했다. 협정을 탈퇴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신해 사과하는 한편, 파리협정 준수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현재, 상황은 180도 뒤바뀌었다. 이번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바이든의 환경정책 뒤집기에 나선 것. 바이든 행정부가 재가입한 파리협정에서 다시 탈퇴하기 위한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네스코와 세계보건기구(WHO) 등 주요 국제기구도 재탈퇴를 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BBC 등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이 파리협정 2차 탈퇴를 포함한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라며 “미국은 협정 재탈퇴와 함께 캘리포니아 등에 내려진 환경오염 규제도 폐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기후변화 경고는 날조된 것(hoax)”이라며 파리협정을 탈퇴했다. 이는 그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되돌려 놓은 파리협정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다시 폐기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파리협정은 존재 자체를 위협받을 수 있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의 일방적인 재탈퇴로 협정의 당위성이 위축됐다. 중국과 인도 등 비준국들이 이 기회를 이용해 탈퇴할 수도 있다.

비단 파리협정만이 아니다. ‘고립주의’ 외교를 펼쳐온 미국이 다시 한번 환경과 건강ㆍ무역 분야 국제기구에서 2차 탈퇴에 나설 것으로 우려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출범과 함께 미국이 가입한 다자조약을 재검토했다. 구체적으로 UN(유엔) 및 주요 국제기구 분담금을 삭제하는 한편, 자체 기준에 맞지 않으면 탈퇴하겠다고 공언했다. 몇몇은 실제 탈퇴로 이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출범 전 “유엔을 통해 (국제사회)문제가 해결된 것을 본 적이 없다”라며 유엔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런 시각이 실제 유엔 탈퇴로 이어지지 않았다. 다만, 취임 이듬해 유엔 방위기금 중 6억4000만 달러(약 8950억 원)를 삭감해 버렸고, 같은 해 10월에는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인 유네스코(UNESCO) 탈퇴를 결정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사정은 마찬가지. 정권 말기였던 2020년 2월 코로나19 범유행 직후 WHO와 맞서며 대립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WHO는 ‘인간 감염이 없다’라는 중국 정부만 신뢰했다”라며 맹비난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과 잇따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결국 미국은 트럼프 정권 말기에 WHO를 탈퇴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실제 탈퇴로 이어지진 않았다. 다만 ‘무시하기 정책’으로 일관했다. 분쟁조정절차를 거치지 않고 중국 등 무역 상대국에 일방적으로 무역 보복을 결정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철회도 WTO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

결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되돌려 놓은 주요 국제기구에서 또 탈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WTO가 트럼프와 새로운 싸움에 대비 중”이라고 보고했고, 블룸버그통신은 “응고지 WTO 사무총장의 재선에 트럼프라는 복병이 등장했다”라고 전했다.

트럼프 측은 구체적인 행정명령에 대한 언급 없이 “공약 이행”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뉴욕타임스를 통해 “대선 승리는 트럼프 당선인이 유세에서 한 약속을 이행할 의무를 부여했고, 그는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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