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건전성을 위해 소득세와 법인세 내년도 인하를 유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세제 정책을 시행하는 기획재정부가 인하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하지만 세제 인하냐 유보냐에 대한 최종 결정은 재정건전성 확보와 부자감세 논란을 제기하는 국회와 일부 지자체. 학계와 시민단체들의 시각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 되리라 보인다.
재정부는 16일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 연기 주장에 대해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며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감세방침은 새 정부 세제정책의 기본 방향으로 세금을 낮춰 기업이 국제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게 하고 국민부담도 덜수 있다는 것.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세법 개정안에 따라 소득세는 구간별로 1200만원 초과 8800만원 이하 사이의 중간 2개 구간은 올해 1%p 낮아진 데 이어 내년에 추가로 1%p 낮아진다. 따라서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8800만원 초과구간도 올해 35%에서 내년 33%로 2%p인하된다.
법인세는 2억원 이하인 경우 올해 이미 2%p 낮아졌고 2억원 초과의 경우 내년에 2%p가 낮아질 예정이다.
재정부의 이러한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에 대한 입장 표명은 최근 윤증현 장관이 지난 13일 출석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며 발언한 내용이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판단에서 취한 액션으로 풀이된다.
당시 윤 장관은 "2분기 경제성장율 등 경제회복 속도와 세수현황을 검토해 오는 9월 당정협의를 통해 세수개혁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전하며 "정부의 세제개편방안과 관련 공론화와 여론을 살피고 국회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윤 장관은 배영식 한나라당 의원의 감세정책에 대한 정부의 입장에 대한 질의에 대해 "현 단계로서는 변경할 필요성은 없다고 보지만 변화되는 경제환경에 맞춰 변모될 수 있다"며 "7월과 8월 등 상황을 점검하고 당정협의를 거치고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여야간 논의를 마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회의 중 민주당 등 야당과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이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를 유보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일파만파 확대된 것이다.
최근 국회에서는 소득세와 법인세율의 인하를 유보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 4건이 제출돼 정부의 감세 방침을 철회할 것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기존 방침을 쉽게 철회할 경우 시장에 혼선을 줄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향후 논의과정까지는 당초 입장 변경을 표명하지 않아야 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아무튼 재정부는 공식적으로 인하 유보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올 가을 당정협의 과정과 정기국회에서 논의되는 내용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정부 방침 변경 가능성도 예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