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장 선출까지 시간 걸릴듯
국민의힘이 탄핵 정국을 수습할 신임 비상대책위원장 선출을 두고 난항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은 두 번째 의원총회를 열어 비대위원장 선출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선수별 의견을 모은다고 밝힌 만큼, 최종 선출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3시 비공개 비상 의원총회를 열어 약 2시간 30분 동안 논의했다. 권 권한대행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회 설치와 관련해서 아직까지 의원들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았다”며 “선수별로 의견을 제게 제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당내 초선, 재선, 3선 모임별 의견을 수렴한 뒤 비대위원장을 선출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권 권한대행은 비대위원장 인선이 지연되는 이유에 대해 “이유는 없다. 의원들이 비대위원장으로 누가 적합한지에 대해 서로 말하길 꺼리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원내 인사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했다고 한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원내에서 (비대위원장을) 해야 한다는 것에는 거의 의견이 모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애초 한 전 대표가 16일 대표직을 내려놓은 후부터 같은 날 열린 중진 의원 회의에서 새 비대위원장에 “경험 많은 당내 인사가 적격”이라는 말이 나왔었다. 이에 5선의 권영세, 나경원 의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일각에선 권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을 겸임해 ‘원톱 체제’로 가는 방향도 제시됐다. 하지만 이날 의총에 앞선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의 별도 회의에선 ‘투톱 체제’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고 한다. 안철수 의원은 “아무래도 ‘투톱 체제’가 낫지 않겠냐는 의견이 더 많았던 것 같다”고 했고, 김상훈 의원도 “중진 회의에선 투톱으로 가는 게 맞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조경태 의원은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직하는 게 상당히 로드가 걸리지 않나라고 말씀하신 경우가 조금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김 원내수석대변인은 ‘원톱 체제’ 가능성에 “그것도 살아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선포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여론이 악화하는 가운데, 친윤(친윤석열)계 내부 인사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 이에 국민의힘 안팎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탄핵에 반대했던 중진 중에 비대위원장을 앉히면, 당이 속된 말로 골로 간다”고 직격했다. 유 전 의원은 “‘우리 앞으로 새로운 보수의 길로 가겠습니다’라고 약속할 수 있을 만한 신뢰가 국민에게 되는 사람이 와야 당이 바뀐다”며 “지금 탄핵에 반대하는 중진들 중에 하나가 비대위원장을 할 바에는 권성동 권한대행 그냥 하면 된다”고 비판했다. 김상욱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대통령과 가까웠던 사람, 대통령과 성향을 공유했던 사람 등 이번 비상계엄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절대 리더가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