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여 년 동안 40대 미혼자 비율이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대 중 남성 미혼자 비율이 여성보다 더 가파르게 늘었다.
통계청이 19일 발간한 '한국의 사회 동향 2024'에 수록된 '미혼자의 사회인구학적 특성 및 가치와 변화'(계봉오 국민대 교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미혼자 비율은 2000년 이후 20년간 꾸준히 늘었다. 혼인 시기가 늦어지고 평생 한 번도 결혼하지 않는 생애 미혼이 증가한 영향이다. 계봉오 교수는 "20대 미혼자 증가가 생애 미혼의 증가로 연결된다고는 할 수 없지만, 40대의 미혼자 비율 증가는 생애 미혼의 증가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40대 남성의 미혼자 비율은 2000년 3.5%에서 2020년 23.6%로 6.7배 증가했다. 40대 여성의 미혼자 비율은 같은 기간 2.1%에서 11.9%로 5.7배 불어났다. 계 교수는 "생애 미혼 현상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데 이런 생애 미혼의 증가는 출산율의 하락으로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 미혼자는 유배우자(결혼 경험(이혼, 사별 포함)이 있는 사람)보다 대졸자 비율과 고용률이 낮았다. 반면 여성 미혼자의 대졸자 비율과 고용률은 유배우자보다 높았다.
결혼에 대한 가치관은 미혼자가 유배우자보다 부정적이었다. 반면 비혼 동거와 비혼 출산에 대한 태도는 미혼자가 더 긍정적이었다.
19~34세 미혼자 중 남성이 여성보다 결혼 의향이 더 높았다. 특히 개인의 경제적 상태와 주관적인 건강 상태가 좋을수록 결혼 의향이 더 높게 나타났다. 결혼의향이 있는 미혼자는 결혼의향이 없는 미혼자에 비해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높았다. 특히 결혼, 자녀출산 양육, 연애 등 가족형성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030대 청년세대의 40% 이상은 우리 사회에서 남자와 여자 간의 갈등(젠더 갈등)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심각성 인식 차이는 청년 세대 내 성별로는 크지 않고 사회적 이슈에 따른 시기별 차이가 컸다. 성별에 따른 대우가 불공정하다는 인식이나 분배정책 선호와 같은 정책 태도에서도 성별 격차보다는 시기별 차이가 나타났다.
박선경 고려대 교수가 쓴 '청년세대의 젠더 격차' 보고서를 보면 청년세대에서 사회문제 일부 및 삶의 중요 요소에서는 성별로 차이가 컸다. 안전위협과 기후위기에 대해서는 청년 여성이 청년 남성보다 더 많이 걱정하고 있었다. 청년 남성은 연애, 결혼, 출산·양육을, 청년 여성은 사회 기여를 상대적으로 더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실현을 위한 조건에서도 남녀 간에 다소 차이를 보였다. 여성은 남성보다 정부의 정책지원과 부모의 경제력을 중요시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인공지능 영향도가 높은 직업은 사무직, 관리직, 고임금 일자리로, 주로 30~40대에 많이 분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병유 한신대 교수가 쓴 '인공지능(AI)이 일자리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보면, AI와 AI의 한 형태인 GPT 모두 사무직에 가장 큰 잠재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직의 경우 AI 노출도는 관리직에서 더 높았으나 언어모델인 GPT 노출도는 전문직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GPT가 일자리를 자동화하거나 일자리를 보완할 수 있는 직업의 비중은 한국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 높았다. 한국의 직업 구조가 GPT에 의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