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로스젠 “암세포 연쇄사멸로 재발없는 항암제 개발” [바이오 줌인]

입력 2024-12-23 05:00 수정 2024-12-2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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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12-22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테드칼’ 플랫폼 PDC 항암제 임상1상 시작…국내외 기술이전 추진

▲김상윤 파로스젠 CTO(오른쪽)와 변영로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는 서울 중구 대신증권 본사에서 본지와 만나 기업의 설립 배경과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해 인터뷰 했다. (사진제공=파로스젠)
▲김상윤 파로스젠 CTO(오른쪽)와 변영로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는 서울 중구 대신증권 본사에서 본지와 만나 기업의 설립 배경과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해 인터뷰 했다. (사진제공=파로스젠)

“암세포 연쇄 사멸 작용으로 종양 이질성을 극복했습니다. 비표적 암세포도 사멸시킬 수 있어 재발 없는 항암제입니다.”

김상윤 파로스젠 최고기술책임자(CTO‧서울아산병원 명예교수)와 변영로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는 최근 서울 중구 대신증권 본사에서 본지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파로스젠은 30년간 암연구를 함께한 김 CTO와 변 교수를 주축으로 2014년 설립된 항암신약개발 기업이다.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 없이 항암치료 효과가 좋은 항암제를 만들고 싶단 마음에 의기투합했다.

회사의 핵심 플랫폼은 테드칼(TADCAL)이다. 아포밤(Apobomb) 링커를 총칭하는 기술로 암세포를 연쇄적으로 사멸해 표적 암세포 외에 주변 암세포까지 제거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펩타이드약물접합체(PDC)와 항체약물접합체(ADC)를 개발 중이다.

파로스젠은 테드칼 기술을 적용해 고형암에서 비교적 흔한 돌연변이인 PTEN 유전자 결손(PTEN loss)과 KRAS 유전자의 모든 변이를 표적하는 PDC 항암제 ‘PGP-2113’의 임상 1상을 이달 서울아산병원에서 시작했다.

PGP-2113은 링커에 페이로드를 붙인 후 혈중 알부민에 결합하도록 고안된 항암제다. 기존 독성 항암제는 몸에서 빠른 시간에 사라져 암세포에 작용할 시간이 적어 항암 작용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알부민은 반감기가 20일이 넘어 페이로드와 결합해 체내에 항암 작용시간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김상윤 파로스젠 최고기술책임자(CTO‧서울아산병원 명예교수) (사진제공=파로스젠)
▲김상윤 파로스젠 최고기술책임자(CTO‧서울아산병원 명예교수) (사진제공=파로스젠)

김 CTO는 “암세포가 성장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한데 PTEN loss와 KRAS 변이가 나타나는 암은 보통 알부민을 분해해 성장한다. 이전에는 암세포가 알부민을 먹지 못하게 하는 항암제를 개발하려 했지만, 우리는 발상을 바꿔 암세포가 알부민을 먹는 것을 이용해 암세포를 사멸하자고 생각했다”라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파로스젠이 개발하는 PDC는 페이로드가 특정 암세포뿐 아니라 표적 암세포 주위까지 연쇄적으로 작용해 비표적 암세포도 사멸시킨다. 기존 표적항암제는 표적 대상 암세포 외 다른 암세포를 사멸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표적 암세포를 사멸해도 비표적 암세포가 살아남아 항암제가 듣지 않고 재발한다. 파로스젠은 아포밤 링커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김 CTO는 “표적 암세포 사멸 후 나오는 카스파제(Caspase)-3 효소에 의해 아포밤 링커가 절단되면서 페이로드 활성화를 유도하고, 활성화된 페이로드가 암세포를 연쇄 사멸해 주변의 비표적 암세포까지 모두 사멸한다”라며 “반감기가 긴 알부민 때문에 약이 몸에 남아있어 ‘암세포 사멸→효소 발현→약 활성화→암세포 사멸’이 암이 없어질 때까지 반복된다”라고 설명했다.

▲변영로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 (사진제공=파로스젠)
▲변영로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 (사진제공=파로스젠)

파로스젠은 아포밤 링커를 활용해 직접 발굴한 도펠(Doppel) 단백질을 타깃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 ‘TNT-ADC'(AH3911)’도 개발 중이다. 기존 ADC의 문제인 독성과 암세포의 이질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변 교수는 “TNT-ADC는 암세포의 이질성을 극복하고 ADC를 암 조직 내 깊숙이 전달하는 효과를 나타내는 특성이 있다. 기존 ADC는 암세포만 타깃하고 대부분은 암세포 내부 깊숙이 도달하지 못하지만, Doppel 단백질은 암세포뿐 아니라 암 조직 내 신생혈관내피세포에서 발현돼 Doppel 항체의 표적 확률이 높고, 암 전이를 막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파로스젠은 테드칼 플랫폼 기반의 PDC와 ADC 치료제로 국내외 기업에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변 교수는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PGP-2113이 암 환자 대상 임상 1상에서 효능이 나타나면 임상 2a상에 들어가고 기술이전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라며 “시기는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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