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등 세대교체로 체질개선 꾀해
올해 연말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에서 임기 만료를 앞둔 계열사 대표이사 30명이 물갈이됐다. 우리금융의 경우 인사 대상 최고경영자(CEO)를 모두 교체했고 KB금융과 신한·하나금융 역시 절반 이상 새로운 수장을 자리에 앉혔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과 마찬가지로 계열사 CEO 인사도 쇄신에 방점을 두고 이뤄졌다.
특히 인사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젊은 피’로 세대교체를 본격화했다. 외부 출신 CEO를 영입하거나 기존 연공서열을 무너뜨리는 파격 인사도 나왔다. 갈수록 악화하는 경영환경 속 과감한 체질개선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가 주요 계열사 CEO 인사를 마무리했다. 임기 만료가 예정된 대부분의 계열사 대표들이 고강도 인적 쇄신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농협금융은 이달 20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5곳(은행 제외) 가운데 4곳의 대표를 바꿨다. 강태영 농협은행장 후보자 외에도 NH농협생명 새 대표에박병희 농협생명 부사장, NH농협손해보험은 송춘수 전 농협손보 부사장이 선임됐다. NH농협캐피탈과 NH저축은행에는 장종환 농협중앙회 상무와 김장섭 전 농협생명 부사장이 추천됐다. 앞서 계열사 CEO 인사를 마무리한 4대 지주까지 포함해 임기를 앞둔 CEO 중 30명이 교체됐다. 생존에 성공한 대표는 극히 드물었다.
KB금융은 CEO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5곳 중 KB증권을 제외한 4곳의 수장을 교체했다. 신한금융도 임기가 끝나는 13명의 CEO 가운데 9명을 바꿨다. 하나금융은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12개 계열사 대표 중 절반 이상인 7곳의 수장을 새로 뽑았다. 우리금융은 인사 대상인 계열사 대표 6명을 전원 갈아치우는 대규모 쇄신을 단행했다.
쇄신에 중점을 둔 인사인 만큼 과감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점이 이번 인사의 특징 중 하나다.
신한금융의 경우 교체된 9명의 CEO 중 무려 6명이 1970년대 생이었다. 특히,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이사 내정자의 경우 1977년 생으로 신한금융 계열사 대표이사 중 최연소다. 손보업계 CEO 중에서도 가장 젊다.
기존 연공서열을 무너뜨리는 파격적인 인사도 나왔다.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 내정자가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사업본부장에서 바로 대표이사로 내정된 것이다.
KB금융은 카드사와 보험사엔 50대 중반의 CEO를 내정했다.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 후보와 정문철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 후보는 56세 동갑내기다.
우리금융은 첫 외부 출신 CEO를 기용했다. 우리카드 대표로 내정된 진성원 전 현대카드 오퍼레이션본부장이 그 주인공이다. 진 후보자는 1989년 삼성카드를 시작으로 30여 년간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