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새 학기 시작을 앞두고 서울 주요 학군지 아파트 실수요가 살아나는 모양새다. 지난해 말 이후 최근까지 서울 아파트 시장은 거래 한파에 탄핵 정국이 겹치면서 신축과 일부 핵심지 말곤 아파트 거래가 주춤한 상황이다. 하지만 아파트 거래절벽 속에서도 대치동과 목동 등 학군지 단지는 꾸준히 실수요가 몰리면서 매맷값은 물론 전세까지 강세를 보인다.
4일 KB부동산 통계 분석 결과 올해(2024년 12월 30일~2025년 1월 20일)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강남구는 0.208%, 양천구는 0.134% 올랐다. 강남구는 대치동, 양천구는 목동으로 대표되는 학군지가 속한 자치구다.
주간 누적 기준 아파트값 상승률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구는 1위, 양천구는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아파트 전셋값 역시 양천구는 같은 기간 누적 0.207% 올라 25개 자치구 가운데 3위를 차지했고, 강남구는 0.196% 상승해 상승률 4위를 기록했다.
이런 학군지 강세는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 전체 분위기와는 정반대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이 기간 서울 전체 상승률은 0.032%로 사실상 보합(0.0%) 수준의 집값 정체를 보이고, 다른 자치구는 매맷값 하락 지역도 많다.
아울러 전세 역시 서울 전체 누적 상승률은 0.018%로 제자리걸음 중이다. 특히 전세만 놓고 보면 서울 내 핵심지로 분류되는 송파구(-0.256%)와 강동구(-0.238%)는 하락 중이고, 마포구(0.028%)도 보합 흐름을 보인 것과 비교할 때 양천구와 강남구는 학군지 수요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대치동과 목동 일대에선 전세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 상승세도 확인됐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치동 대표 단지인 ‘래미안 대치팰리스’ 전용면적 94㎡형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22~23억 원 선에 전세 계약서를 쓰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같은 평형의 전셋값이 최고 21억 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억 원가량 올랐다. 전셋값 상승세에 대치동 일대에선 매맷값도 덩달아 강세를 보인다. 래미안 대치팰리스 전용 114형㎡형은 지난달 2일 직전 신고가보다 4000만 원 오른 52억9000만 원에 거래됐다.
양천구에선 신정동 ‘목동신시가지13’ 전용 124㎡형이 지난달 2일 직전 신고가보다 5000만 원 오른 10억5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목동 ‘목동아이파크1차’ 전용 100㎡형 역시 신고가인 9억5000만 원에 지난달 10일 전세 거래를 마쳤다.
다만 서울 내 3대 학군지로 분류되는 노원구는 대치동과 목동과 달리 전셋값만 상승세를 보였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노원구 전셋값은 누적 0.179% 상승했고 매맷값은 –0.094%로 약보합세를 기록했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3월 새 학기 개학을 앞두고 12월부터 2월까지 이주 수요가 몰리는 시기로 학군지 수요도 이때 집중된다. 최근처럼 아파트값 하락기에도 학군지 수요는 일정하다고 볼 수 있다”며 “대치동이나 목동과 달리 노원구 일대는 소형 평형이 많고, 재건축을 앞둔 단지 밀집도가 더 높아 학군을 노린 실수요자들이 매매보다는 전세 중심으로 손바뀜이 더 잦아 전셋값만 오른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