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조합원 재정 부담 절감을 줄이기 위해 낮은 공사비를 제안하며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3.3㎡당 공사비로 698만 원을 제안했다. 기존 해지된 시공사 제안 금액(715만 원)보다 낮은 금액이다. 조합은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공사비 문제로 갈등을 겪다 지난해 4월 시공사 선정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조합 사업비 한도 8900억 원 가운데 2400억 원을 무이자로 조달해 조합 금융비용을 줄이고 발코니 옵션 수익 및 철거 부산물 판매 수익도 조합 몫으로 돌리기로 했다. 신속한 착공을 위해 잔여 인허가 절차(구조·굴토심의)를 돕는 기술지원에 나서는 한편 인허가 비용을 지원한다.
두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인 ‘더 제니스’(The Zenith)를 적용하기로 했다. 공사비는 3.3㎡당 635만 원을 제시했다. 외관특화 및 고급 마감재 적용으로 큰 금액 투입이 예상되지만, 지역 랜드마크를 건설하기 위해 파격적인 사업조건을 내걸었다는 설명이다.
도급계약 체결 후 공사비를 상향 조정해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약일로부터 2년간 공사비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않고, 실 착공 이후 공사비를 고정한다. 사업시행인가 변경 없이 사업을 추진하고, 공사 기간도 51개월로 단축해 빠른 입주를 추진한다.
성남 은행주공 재건축은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 550번지 일원 190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지하 6층~지상 30층, 총 3198가구 규모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116%의 용적률과 대단지라는 점에서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연구소장은 “구시가지 일대가 전반적으로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서 전부 신축 아파트로 바뀌는 시점엔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진행된 1, 2차 입찰에선 두산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했으나 3차 입찰에 포스코이앤씨가 참여하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업계에선 양사가 제안한 공사비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거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65개 정비사업지의 3.3㎡당 평균 공사비는 770만 원을 기록했다.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이 제시한 공사비보다 각각 72만 원, 135만 원 높다.
시공사 선정 이후 본 착공에 앞서 도급계약을 체결할 때까지 시일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필요 공사비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는 층간소음 규제가 강화되고 제로에너지 건축물 관련 의무까지 추가되면서 더 고가의 자재를 활용해야 해 추가 공사비 인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조합원 사이에서도 추후 공사비 인상에 대한 걱정이 피어오르고 있다. 한 조합원은 “한 번 시공사를 교체한 경험이 있다 보니 조합원 전체가 공사비 문제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며 “일단 저가로 수주하고 나중에 돈을 올려달라고 하면 방법이 없지 않냐”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공사는 사적 계약으로 공사비 문제를 풀어내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원칙적으론 도급계약서 내용에 따라야 하므로 공사비 분쟁 경험을 표준계약서 등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주공 재건축 조합은 이달 16일 임시총회를 통해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