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1.2조 적자 '쇼크'에서 1.2조 '서프라이즈'로?…이한우·주우정 매직 통할까

입력 2025-02-06 15:3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영업적자 딛고 올해 최대 이익 목표
시장에선 "미분양 증가 등 경영환경 고려하면 달성 의문"
"매우 도전적" 평가에 해외 현장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도
현대건설 "주택 공사비 인상·대형 프로젝트 준공 효과 기대"

▲현대건설 계동 사옥. (사진제공=현대건설)
▲현대건설 계동 사옥. (사진제공=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지난해 1조 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냈지만 올해는 반대로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쇼크'란 평가를 받은 실적을 급반전시켜 깜짝 놀랄 수준의 성적표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현대건설의 야심 찬 계획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강한 모습이다. 개선세는 분명하겠지만 원가 부담 지속과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을 고려하면 역대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영업손실이 1조2209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작년 4분기에만 1조70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냈다. 현대건설이 적자를 낸 것은 2001년 이후 23년 만이고 규모는 창사 이래 최대다.

현대건설과 연결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새로운 수장인 이한우 대표이사와 주우정 대표이사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빅배스'에 나설 가능성이 열려 있었지만 1조 원이 넘는 적자는 예상 밖이었다. 이런 측면에서 현대건설의 지난해 실적 발표에 대해 '충격적'이란 평이 많았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금융투자업계의 현대건설 지난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5800억 원 수준이었다. 시장의 생각과 1조8000억 원가량의 격차가 있는 것이다. 해외 현장에서의 손실이 주요인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역대 최대 규모 영업손실은 해외 현장에서의 대규모 비용 반영이 원인인데 공사비 급등 과정에서 발주처와의 협상 불발,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의 추가 공사 수주, 파트너사와의 원가 납입 미합의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현대건설이 실적 발표와 함께 제시한 올해 영업이익 전망에 관해서도 의구심이 강한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영업이익 1조1828억 원을 목표로 내걸었다. 2016년 기록한 사상 최대 실적인 1조1589억 원을 웃도는 수치다. 현재 시장 예상치 9620억 원보다 23%가량 높은 수치기도 하다.

문 연구원은 "영업이익 목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총이익률(GPM)이 8% 수준으로 상승해야 가능한 수치"라며 "해외 사업 비용 반영 일단락, 고원가 현장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근거일 수 있는데 준공 후 미분양 증가 등 쉽지 않은 주택 환경을 생각하면 이러한 근거가 충분한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서는 현대건설이 약속한 만큼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이 제시한 수치는 매우 도전적"이라며 "별도 영업이익률 기준으로 현대건설 2.5%, 현대엔지니어링 4.8%에 해당하는 것인데 현대건설은 2020~2024년 평균 2.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은 같은 기간 3%였다"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최근 몇 년간 보여준 것보다 뛰어난 경쟁력을 발휘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크지 않은 쪽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기업평가는 실적 발표 직후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신용등급전망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변경하면서 등급 수준에 부합하는 사업경쟁력·재무안정성 회복까지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실의 주요인이 된 해외사업을 봤을 때 사업 진행 능력을 포함한 전반적인 사업경쟁력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밝혔다.

추가 손실 가능성도 제기된다. 허재준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다른 해외 현장에서의 비용 반영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번 손실이 소수의 프로젝트에 집중돼 있어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란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과감하게 손실을 반영했기 때문에 환입이 발생할 수 있고 공사비 재협상 등을 통해 주택부문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며 "대형 해외프로젝트의 준공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삐거덕대는 국정협의회…반도체법 다시 표류 위기
  • 무르익는 한동훈 재등판...숨은 걸림돌 ‘셋’
  • 하정우ㆍ김남길, '브로큰'으로 뭉쳤다…미스테리 곁들인 '복수 느와르' [시네마천국]
  • 정시 마지막 기회는...“추가합격·추가모집 잘 살펴보세요”
  • 태백·양주서 펼쳐지는 겨울 파티…홍성은 새조개 축제로 북적 [주말N축제]
  • “명문 학군 잡아라”…학군지 아파트 몰리는 수요자들
  • 예전만큼 타임머신 성능 안 나오네…신규 도입 시스템 혹평 받는 ‘문명7’ [딥인더게임]
  • 트럼프, 파나마 운하에 집착했던 진짜 이유
  • 오늘의 상승종목

  • 02.0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48,868,000
    • -0.97%
    • 이더리움
    • 4,068,000
    • -3.12%
    • 비트코인 캐시
    • 489,500
    • -1.51%
    • 리플
    • 3,653
    • +0.33%
    • 솔라나
    • 296,400
    • -0.94%
    • 에이다
    • 1,074
    • -3.59%
    • 이오스
    • 894
    • -1%
    • 트론
    • 355
    • -1.11%
    • 스텔라루멘
    • 500
    • -0.4%
    • 비트코인에스브이
    • 59,950
    • -0.5%
    • 체인링크
    • 27,990
    • -3.55%
    • 샌드박스
    • 570
    • -2.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