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관세’ 위협 속 긴장 완화 목적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20250214151115_2136838_1199_821.jpg)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관세 완화, 미국산 무기ㆍ에너지 대규모 수입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폭탄 관세’ 위협을 하는 가운데 무역 긴장 완화를 위해 선물 보따리를 안겼다는 분석이다. 또 양국 수장은 교역 규모를 2030년까지 2배로 확대하는 데도 뜻을 함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이날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트럼프는 모디 총리를 ‘훌륭한 친구’라고 부르며 “우리는 친구이고 앞으로도 계속 친구로 지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과 인도 사이에는 진정으로 특별한 유대감이 있다”면서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민주주의 국가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민주주의 국가”라고 치켜세웠다.
트럼프는 또 “우리가 국가로서 단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동맹 관계를 과시했다. 트럼프는 인도를 중국을 저지하려는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국가로 여기고 있다.
관련 뉴스
모디 총리는 트럼프의 재집권을 축하하며 양국 간의 파트너십이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구호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빗대, 자신의 선진화된 인도에 대한 비전도 ‘미가(MIGA·인도를 다시 위대하게)’라고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20250214151227_2136840_1200_800.jpg)
트럼프는 인도와 동맹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무역 문제에 대해서는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는 이날 “인도는 미국 오토바이에 100% 관세를 부과하는 반면, 우리는 인도 오토바이에 2.4% 관세만 부과한다”면서 “인도는 어느 나라보다 더 많은 관세를 미국에 때리고 있다”고 재차 지적했다.
미국 인구조사국과 인도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인도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며, 인도는 미국의 10대 무역 상대국이다.
이에 트럼프는 인도에 대한 무기 판매를 늘리고, 궁극적으로 F-35 스텔스 전투기를 제공한다는 합의를 끌어냈다.
트럼프는 “인도에 대한 방산 판매를 올해부터 수십억 달러 규모로 확대할 것”이라면서 “또한 궁극적으로 인도에 F-35 스텔스 전투기를 제공하는 길을 닦고 있다”고 밝혔다.
F-35 라이트닝 II 전투기는 미국이 수출하는 무기 중 가장 비싼 제품이며, 이번 주 인도에서 열린 에어쇼에 전시되기도 했다.
인도는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으로, 수십 년간 러시아로부터 주요 군사 장비를 공급받아 왔다. 인도 공군 역시 러시아산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수출 능력이 제한되면서 인도는 서방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도는 2008년 이후 2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미국 방산 제품을 구매해왔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인도는 향후 10년간 군 현대화를 위해 200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또 “두 나라가 급진적 이슬람 테러리즘의 위협에 맞서 협력할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인도가 우리의 석유와 가스를 많이 살 것”이라며 “미국이 인도의 석유ㆍ가스 1위 공급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인도에 대한 방위 및 에너지 판매가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일 것으로 트럼프는 기대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 기자회견장에 도착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https://img.etoday.co.kr/pto_db/2025/02/20250214151405_2136843_1199_799.jpg)
아울러 양국 정상은 둘의 시각차를 해결하기 위해 무역 협상을 하는 데 동의했고 곧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올해 안에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트럼프는 인도와의 관세 및 무역 협정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 “모디 총리는 훌륭한 지도자”라며 “우리는 인도와 미국을 위해 훌륭한 무역 협정을 맺을 것”이라고 답했다.
모디 총리는 “양국 교역량을 2030년까지 500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늘리는 목표를 세웠다”면서 “호혜적 무역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둘은 이민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트럼프는 인도가 불법 이민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원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에는 인도에서 온 이민자 72만5000명 이상이 허가 없이 체류하고 있으며, 이는 멕시코와 엘살바도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모디 총리는 “불법으로 미국에 체류하는 인도인이 확인되면 우리는 그들을 인도로 송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알렸다.
모디 총리는 로스앤젤레스(LA)와 보스턴에 추가로 영사관을 개설하겠다면서 “미국과 인도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는 현재 워싱턴 D.C., 뉴욕, 시카고 등 미국 전역에 6곳의 영사관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인도 방문도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모디 총리의 이번 미국 방문은 총리로서 10번째이며, 트럼프가 대통령 시절 기준으로는 4번째 발걸음이다. 모디가 총리로서 미국을 처음 찾은 것은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2014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