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에 월매출 2배 껑충, 작년 수출액 1조 돌파...불닭 시리즈 확장 성공적
K-라면 대표주자 불닭볶음면(불닭)은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라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 출시돼 매운 라면의 대명사가 된 불닭은 2024년 글로벌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K푸드의 아이콘이 됐다.
8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불닭은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직접 개발에 참여한 제품으로 유명하다. 삼양식품가의 며느리인 김 부회장은 오너가 며느리로 경영실력을 입증한 드문 사례로 꼽힌다. 2011년 김 부회장은 딸과 함께 명동의 한 매운 찜닭집에 방문했다가, 젊은이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며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불닭볶음면의 핵심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아주 강렬하고 중독성 있는 매운맛을 라면에 적용하자는 것.
김 부회장은 1년 동안 마케팅 부서, 연구소 직원들과 함께 전국의 유명한 불닭, 불곱창, 닭발 맛집을 찾아 직접 먹어보며 ‘맛있게 매운맛’ 개발에 나섰다. 청양고추, 하바네로고추, 베트남고추, 타바스코, 졸로키아 등 전 세계 모든 지역의 고추를 혼합해보며 최적의 소스 비율을 찾았다. 불닭볶음면 개발에는 매운 소스 2톤(t), 닭 1200마리가 투입됐고, 매일 반복되는 매운맛 시식에 연구원들이 약까지 먹을 만큼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불닭은 입소문으로 대박을 터뜨린 사례다. 출시 초기 월 매출은 7~8억 원 수준이었는데 “세상에서 가장 매운 라면”, “입술이 얼얼할 정도로 매운데 자꾸 생각난다”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후기가 입소문을 타고 3달 만에 두 배가 뛰었다. 해외에서는 맵다고 알려진 한국 음식 중에서도 특별히 매운맛으로 알려지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불닭을 먹어보는 ‘불닭 챌린지’가 유행했다. 방탄소년단(BTS) 등 K팝 스타들이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최애 라면’으로 언급하고 즐기는 모습이 확산하며 인기는 더욱 탄력을 받았다. 지난해 기준 불닭은 수출액만 1조 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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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의 ‘킥’(결정타)은 매운맛의 ‘밀당’(밀고 당기기)이다. 불닭의 성공으로 매운맛을 강조하는 라면이 우수수 나왔지만, 불닭의 아성을 위협할 수는 없었다. 불닭은 단순히 매운맛이 아닌 중독성 있는 매운맛으로 유명하다. 처음 한 입을 먹어보면 크게 맵지 않으면서 달콤한 맛이 함께 느껴진다. 맛있게 한입씩 더 먹다 보면 매운맛은 빠르게 강력해진다. 캡사이신 맛과 약간의 카레향이 감돌고, 감칠맛이 있는 맛있게 매운맛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불닭 소스에는 삼양간장본, 정백당, 치킨향분말, 하바네로맛시즈닝, 그릴치킨농축액, 매운고추베이스분말 등이 들어간다. 각종 매운맛을 내는 소스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고, 정백당 등이 단맛을 내며 삼양간장본이 특별한 역할을 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과거 기업 간 거래(B2B) 사업으로 간장 사업을 해 관련 기술이 있고, 삼양간장본이 불닭 소스에서 감칠맛을 낸다”고 설명했다.
불닭은 시리즈 확장으로 더욱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불닭의 매운맛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조합이 시도됐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크림소스, 치즈, 참치, 달걀 등을 활용한 조리법이 등장하며 더욱 사랑받았다. 삼양식품은 이에 착안해 까르보불닭볶음면, 치즈불닭볶음면 등을 출시했고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특히 까르보불닭볶음면은 3개월간 3600만 개가 팔리는 등 오리지널 불닭볶음면과 함께 불닭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