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암 진단 및 치료 임상 현장에 인공지능(AI) 도입이 가속화하고 있다. 환자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치료 전략을 수립하고 예후까지 관리하는 ‘정밀의료’ 실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의료진들이 AI 기술을 접목해 암환자 진단 및 치료 과정에 활용할 수 있는 보조 수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중이다.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은 기초의학사업추진단 산하에 초정밀의학사업단을 운영하면서 최근 갑상선암의 정밀 진단을 위한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정찬권 서울성모병원 병리과 교수와 이현 서울성모병원 병리과 교수 연구팀은 갑상선유두암종 일부 환자에서 발견되는 신경영양 티로신 수용체 키나아제(NTRK, Neurotrophic Tyrosine Receptor Kinase) 유전자 변이 검출을 위한 면역조직화학염색법(pan-TRK)과 조직학적 지표를 활용해 해당 알고리즘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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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NTRK 융합암종에서 나타나는 조직학적 특징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NTRK 유전자 변이를 가진 갑상선암을 효율적으로 선별하고 정확히 진단했다. 또 pan-TRK 면역염색에 양성 반응을 보인 일부 환자들에게서 NTRK 유전자 변이뿐만 아니라 RET 및 BRAF 유전자 융합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암은 유전자 변이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어, 향후 해당 알고리즘을 활용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할 전망이다.
가천대 길병원은 AI 기반 기계 학습 ‘라디오믹스 모델’을 활용해 대장암 간전이(CRLM) 환자의 치료 반응과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간은 대장암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전이 기관이다. 특히 국내 대장암은 환자들은 진단 당시 약 10~15%가 다른 장기로 원격 전이 상태이며, 이 가운데 50%가량은 대장암 간전이가 발견되는 것으로 의학계는 추산하고 있다.
해당 모델을 개발한 최승준 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정량화된 자기공명영상(MRI)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종양의 미세한 변화를 분석하고 환자의 생존율을 예측했다.
향후 대규모 연구를 통해 모델을 더욱 정교화하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는 것이 연구팀의 목표다. 특히 절제가 불가능한 대장암 간전이 환자의 경우 표적항암제 등을 사용해 종양 크기를 줄이는 방식의 치료가 시도되는 만큼, 종양 반응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서울병원은 말기 전이암 환자 생존 가능성 예측 AI 모델을 개발했다. 말기 전이암 환자의 방사선 치료는 환자의 신체적 부담과 삶의 질 등을 고려해야 하는 어려운 선택인 만큼, 해당 모델은 방사선 치료 결정 과정에서 의료진과 환자 도울 수 있는 과학적·객관적 근거자료 확보 수단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당 모델을 개발한 김해영·이태훈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연구팀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방사선 치료를 받은 말기 전이암 환자 663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AI 모델을 개발해, 이를 삼성창원병원 외부 환자 441명을 대상으로 검증했다. 그 결과 30일 이내 사망 위험 예측 정확도(AUC)는 기본 모델인 GBM에서 0.833, 단순 혈액검사 기반 모델인 GBM-B에서 0.830으로 나타나 기존 예측 모델을 웃돌았다.
암 진단 및 치료 분야에서 AI를 활용한 기술 개발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밀한 진단과 환자 특성을 반영하는 맞춤형 치료 전략이 암 치료의 예후에 큰 차이를 가져오는 관건으로 꼽히면서다. 암환자들의 영상검사 데이터베이스(DB)를 학습한 AI가 의사의 판단을 더욱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암 진단 기술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1억9390만 달러(약 2852억 원)로 추산됐고, 연평균 26.3%로 급격히 성장해 2030년에는 9억9610만 달러(약 1조4655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